1. 영화 <시>를 보고 갑자기 시가 읽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백년만에 시집을 사기위해 서점으로 갔습니다. 종로 교보문고.
공사중이더군요. 쩝.. 그럼 그렇지.
다행히 광화문역에 '바로바로' 코너라는 곳이 있어
창고에 책이 있을 경우 바로 가져다 준다며 제목을 말하라더군요.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예?"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요. 김민정 시집"
2. 시집은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제목들이.
'미혼과 마흔' '별의별' '화두냐 화투냐' '蔭毛라는 이름의 蔭謀' '남편이라는 이름의 남의 편'
'복수라는 이름의 악수' '강박은 광박처럼' '나미가 나비를 부를때' '피해라는 이름의 해피'
책 맨 뒷장에 실린 시입니다.
어느 여름
예식장에서 밥을 먹고 나오는데
계단 위의 한 여자,
어깨너비로 다리 벌린 채 우뚝 서 있었다.
발목과 발목 사이에 걸쳐진 그것은
그러니까 팬티였다.
나라면 추켜올렸을까,
아니면 벗어버렸을까,
더러운 팬티를 수치스러워하기보다
낡은 팬티를 구차해하기보다
고무줄의 약해진 탄성을 걱정하는 데서부터
시라는 것을
나는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3. Beirut의 The Penalty라는 노래를 좋아해서 우크렐레를 갖고 싶었습니다.
몇달 전 새 우크렐레를 산 친구가 쓰던 걸 주었고 틈틈히 연습을 했죠.
물론 고난이도로 가면 어렵겠지만 기타보다는 확실히 쉽더군요.
핸드폰이 스마트하지 못해 동영상이 저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