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레이몬드 카버의 단편소설이랑 살짝 비슷하더군요. 제목은 정확하진 않지만 발밑으로 흐르는 강? 뭐 그런 거였어요. 그 소설에서도 강에 떠내려가는 소녀의 시체가 등장하고, 수상쩍은 남자 넷이 등장하고, 그 때문에 괴로워하는 여인이 등장하거든요. 소설의 여인은 수상쩍은 남자 넷 가운데 한명의 아내인데요, 이 여인이 죽은 소녀의 장례식(영화에서는 위령미사였죠)에 가서 애도하는 장면도 나와요. 평소에 살 맞대고 지내오던 남편을 생경하게 느끼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지요.
<시>를 보는데 눈물이 턱을 타고 줄줄 흘렀어요. 미자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얘기할 때도 못견디게 슬펐고, 마지막에 내레이션이 소녀의 목소리로 교체되는 순간엔 온몸이 얼얼해지더군요. 근래 봤던 영화들 가운데 가장 긴 여진을 남겼어요. 본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하루에도 몇번씩 장면들이 떠오르거든요. 슬퍼서 울더라도 조용히 입을 틀어막고 우는 사람들, 노회한 세계와 끝까지 화해하지 못하는 여린 사람들을 종종 생각해요. 나는 나날이 더러워져가는데 말이죠. 스스로 세상을 버리고 훌쩍 떠난 이들이 그리워요. 노무현 1주기가 돌아오는군요. 그곳에서는 다들 행복하게 지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