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42번 버스를 타고 논현에서 한남대교를 넘기 전 신사사거리에서 거대한 괴물을 보았다. 고만고만한 5~8층 안밖의 건물들이 밀집한 신사사거리에 괴물이 출현한 것이다. 그 이름은 백만 퓨리스. 이 건물은 오랜 공사 끝에 완공이 된 것이다. 그 길을 지나갈때마다 공사하는 모습만 보았던 나는 한눈에 그 화려하고 웅장한 자태에 눈을 때기가 힘들었다. 얼핏보아도 30여층 정도 되어보이는 이 건물은 그 크기만큼 모양도 기괴하고 밤을 이용한 조명쑈도 희한했다. 빌딩의 중심에서 원형으로 넓게 퍼지는 파란 윈심형 물결이 계속 밖으로 밖으로 전파가 되었다. 계속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은 원심형 물결은 밖으로 밖으로 흘러 나가 내 가슴속에도 흘러 들어오는 것 같은 인상이었다.
서울의 괴물은 신사사거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본 첫번째 괴물은 홍대정문이었다. 문자체를 건물로 승화시킨다는 컨셉자체도 엽기스럽지만 그 크기와 위용이 홍대 문화 위에 굴림하는 듯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공공연히 사람들을 만나면 그 건물이 무섭다고 이야기를 했다. 어떤 사람은 동조를 하고 어떤 사람은 그러지 않았다. 반박하는 사람들은 그 문이 홍익대를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자랑스럽게 느껴지지 않느냐라는 이야기를 주로 했다. 하지만 그 문은 홍대생들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 탐욕스런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차라리 나의 홍대정문 괴물론을 원래 세상은 그래. 니가 좀 순진하구나라며 나의 무서움증을 불쌍히 여겼다면 좀 더 이해가 될 것 같다.
이대에는 홍해의 기적이 눈앞에 펼쳐진다. 거대한 땅덩어리가 반으로 쩍 갈라지더니 밑으로 5~6층짜리 구조물들이 촘촘히 박혀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 사이 길을 지나면 건축물의 경의로움과 더블어 현기증까지 일어난다. 하지만 그 건물 안을 채우는 것은 자본의 논리이다. 장사가 되는 것들로 채워진 건물 안 공간은 학생들에게 얼마만큼 할애를 하였는가 의심스럽다.
점점 더 서울은 괴물들로 채워지고 있다. 무지막지한 크기의 건물들이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게다가 건물뿐이랴~
공원 아닌 공원, 광장 아닌 광장, 개천 아닌 개천이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