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맞이하야, 그리고 가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아 폭풍 한 가운데를 데굴데굴 거리는 듯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 근래 소설 및 각종 책들을 다글다글 사모으다보니 읽느라 다른 작업이 좀 늦어진 감도.
에... 도서관에 가야하는 데 까묵하고 있었다...
건 그렇고 한음 참... 굉장히...
찌질, 하네요?
문집에 있는 한음이 오성에게 보낸 편지를 죽죽 읽어내리고 있는데 매번 비슷한 패턴이 나옵니다.
대표적인 게 지금 앓는 병의 하소연인데요.
"어디 아파요 아파서 3달간 밖에 못 나갔어요 징징징."
"갑자기 발작이 일어나서 편지 여기까지 쓸께요."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파요 훌쩍. 여기서 줄일께요."
앞에 한 줄 님 잘 지내세요 라는 말 하나 끝나고 난 뒤
계속 자기 아프고 힘든 거 타령. 증상도 매번 다릅니다. 이거 정말이지 편지 받는 사람에게 걱정을 하라는 소리네요.
최고였던 것은
"형도 내 맘 몰라! 나도 사람이라고!"
라고 쓴 편지.
누가 뭐래냐.
물론 사람 몸이 아프면 신경이 삐닥해지기 마련이고 쨍알대기도 하고 화풀이에다가 심성이 뒤틀어지기 마련이고, 본디 한음은 성격이 좋다고는 죽어도 못할 사람이긴 했지만.
편지를 읽다보면 이런 사람의 성미를 잘도 받아준 오성에게의 존경심이 무럭무럭 솟아난달까요.
사람 마음에 콩콩콩 못을 박아대는 편지를 100통이 넘게 써댔는데, 읽어보니 이건 인생 말년에 쓴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만약 한음이 처음 오성을 사귄 시절부터 썼던 편지를 죄다 모아놓는다면 대하 찌질 한음 서간문이 완성될지도.
...아니 그것도 나름 재미있을지도.
그런데 아쉽게도 한음문고는 편지 내용을 적어두었을 뿐, 그 편지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쓰여졌는지는 기록이 없습니다. 최소한 제가 본 판본에는 그렇습니다.
몇 가지 단어로 추측이 가는 사건이 있긴 하지만 이게 과연 어느 정도로 정확할 지는 제가 자신하기 어렵네요. 사료로 온전히 활용하기에 부족합니다. 아깝고도 아깝습니다. 쩝쩝.
그건 그렇고 편지는 가면 갈 수록 괴상해지는데...
"전 워낙 아는 사람 없고 친구도 없어요." (그럼 이 편지 받는 오성은 누규?)
"누구누구 풍수지리 잘 보는 사람이니까 써주세요. 형 병조에서 짱 먹었잖아요."
"내 친구 좀 도와죠. 30년 지기라규."
"형 나 어떡해? ;ㅅ;"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가 오성과 한음.
하도 안 쓰다보니 뭔가 써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풀어봅니다만...
다음에 또 재미난 게 있으면 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