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를 독하게 만들어! -명절관련 글입니다. 보기 싫은분들 스킵하세요.

  • Luna
  • 02-18
  • 2,914 회
  • 0 건
실은 며칠 전부터 올라오던 명절 관련 글들을 보면서,
듀게질을 좀 줄이거나 접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동참하지 않았습니다....만,

아직도 계속 올라오니, 그 김에 하나 보텝니다.



미자 왈: "왜 나를 독하게 만들어!"

1. 설 당일 새벽에 일어나 시댁과 근처 큰 댁에서 두개의 차례를 지내고 아침 10시에 밥 먹고,
설겆이 다 하고, 12시 좀 안되어서 남편 끌고 시댁을 나서면서,
시부모 말도 무시하고, 남편 점심도 안먹이는 나쁜 여자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서울에서 출발하신다는 누님네의 확인은 살포시 귓등으로 흘렸죠.

2. 잠 깊게 자고 아침잠 무지 많은 저이지만, 시댁에 가서 자는동안 소리도 다 듣고,
6시도 안되어 벌떡 일어나서 나물볶고 상경해서, 친정에 가서 밥한끼 겨우 먹고 집에 돌아와,
이틀동안 자느라 일이 밀려 스트레스 옴팡 받고,
나는 왜이렇게 체력이 저질인가 자학하고 있었습니다.

3. 최근 뒤늦게 직장생활 시작한 큰 시누이가 엄청날 일을 하는듯 걱정하시는 시어머니 말씀에,
속으로 저는 이번에 논문썼는데, 앞으로도 계속 일해야하는데, 왜 저는...
이런 생각하는 저 자신이 왜이렇게 옹졸할까 생각합니다.

4. 졸업식에 예의상 시부모님들 초청했는데,
(남편이 오시라고 해도 안오실거라고 강력히 말함)
너무 흔쾌히 오시겠다고 하시고, 일이 점점 커져 1박2일 모셔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졸업식 1주일 남았는데, 지금 심정은 졸업식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5. 명절과 큰 행사 전후로 한달동안 분노와 자학을 반복합니다.
지금 3년차인데, 10년차가 되면 좀 덜해지겠지 희망을 가져 봅니다.
저 논문쓰면서 하수도에 자주 들어갔는데,
심정적으로, 하수도 들어가는 것보다, 시댁가는게 더 힘들어요.

6. 저 착하게 살고 싶었어요. 좋은 며느리가 되고 싶었어요.
근데 선배 언니들이 그런 욕심 버리라더군요. 딱 최소한은 해야지 싶은 마음 가지라고.

딱 1년 지난후 깨닳았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시어머니를 만족시킬순 없습니다.
She can't get enough, sky is the limit인거죠.

심지어 저랑 사이가 매우 좋은 손아래 시누이 언니랑 술먹다가 이런 얘기 들었어요.
시어머니가 제 뒷담화를 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였죠.
"어차피 니가 연휴 3일 내내 있다고해도, 너 일하는게 다 맘에 들기만 하겠어?
니가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엄마 불만은 늘 있을거야. 그러니까 너무 잘하려고 하지마."

시댁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의 상당부분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는 양자 택일을 하는 과정때문일거에요.
불합리한 관계를 참으면서, 억울하고 화가 나거나,
아니면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나쁘고 모진 사람이 되거나.  

7. "안 해 봤으면 말을 하지마~"라는 입장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런 문제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파악하고 얘기하는 건 좀 기분 나빠요.
본인이 아니라 "우리 엄마가" 이런 식으로 옆에서 보고 겪은건
그게 다가 아닐 수 있습니다.


게시판2004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35249 [기사펌]암흑세계가 시작되는 징조.. 라인하르트백작 3,008 02-18
135248 밑에 딸내미 이야기가 나와서.. Creep 2,402 02-18
135247 [듀나 in] 한글2007 문서가 날라갔어요b.b 산호초 1,033 02-18
135246 "윤태호의 <이끼>는 없다. 강우석의 <이끼>가 될 것이다." 검은이와이 3,260 02-18
135245 고양이 만들기 1,480 02-18
135244 '삼성을 생각한다' 오프라인 매장 Roth 3,337 02-18
135243 PSP용 메모리카드란? 758 02-18
135242 유튜브) 3분만에 보는 역사 & 222장의 티셔츠 전쟁 시모어 1,028 02-18
135241 정몽준 "세종시 원안, 盧 생각없이 한 것" 토이 1,930 02-18
135240 딸 키우는 재미? Eun 4,029 02-18
135239 책들 그냥 가져 가세요. (보관함과 비번) keynes 2,804 02-18
열람 왜 나를 독하게 만들어! -명절관련 글입니다. 보기 싫은분들 스킵하세요. Luna 2,915 02-18
135237 허리가 너무 길어요 february 3,750 02-18
135236 중국에 와서 중국 당국에게 처음으로 분노했습니다. (보기 꺼려지는 사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링크추가 했는데… nishi 3,052 02-18
135235 (벼룩) 아이폰 케이스와 휴대용 배터리 먼산 1,254 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