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며칠 전부터 올라오던 명절 관련 글들을 보면서,
듀게질을 좀 줄이거나 접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동참하지 않았습니다....만,
아직도 계속 올라오니, 그 김에 하나 보텝니다.
미자 왈: "왜 나를 독하게 만들어!"
1. 설 당일 새벽에 일어나 시댁과 근처 큰 댁에서 두개의 차례를 지내고 아침 10시에 밥 먹고,
설겆이 다 하고, 12시 좀 안되어서 남편 끌고 시댁을 나서면서,
시부모 말도 무시하고, 남편 점심도 안먹이는 나쁜 여자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서울에서 출발하신다는 누님네의 확인은 살포시 귓등으로 흘렸죠.
2. 잠 깊게 자고 아침잠 무지 많은 저이지만, 시댁에 가서 자는동안 소리도 다 듣고,
6시도 안되어 벌떡 일어나서 나물볶고 상경해서, 친정에 가서 밥한끼 겨우 먹고 집에 돌아와,
이틀동안 자느라 일이 밀려 스트레스 옴팡 받고,
나는 왜이렇게 체력이 저질인가 자학하고 있었습니다.
3. 최근 뒤늦게 직장생활 시작한 큰 시누이가 엄청날 일을 하는듯 걱정하시는 시어머니 말씀에,
속으로 저는 이번에 논문썼는데, 앞으로도 계속 일해야하는데, 왜 저는...
이런 생각하는 저 자신이 왜이렇게 옹졸할까 생각합니다.
4. 졸업식에 예의상 시부모님들 초청했는데,
(남편이 오시라고 해도 안오실거라고 강력히 말함)
너무 흔쾌히 오시겠다고 하시고, 일이 점점 커져 1박2일 모셔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졸업식 1주일 남았는데, 지금 심정은 졸업식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5. 명절과 큰 행사 전후로 한달동안 분노와 자학을 반복합니다.
지금 3년차인데, 10년차가 되면 좀 덜해지겠지 희망을 가져 봅니다.
저 논문쓰면서 하수도에 자주 들어갔는데,
심정적으로, 하수도 들어가는 것보다, 시댁가는게 더 힘들어요.
6. 저 착하게 살고 싶었어요. 좋은 며느리가 되고 싶었어요.
근데 선배 언니들이 그런 욕심 버리라더군요. 딱 최소한은 해야지 싶은 마음 가지라고.
딱 1년 지난후 깨닳았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시어머니를 만족시킬순 없습니다.
She can't get enough, sky is the limit인거죠.
심지어 저랑 사이가 매우 좋은 손아래 시누이 언니랑 술먹다가 이런 얘기 들었어요.
시어머니가 제 뒷담화를 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였죠.
"어차피 니가 연휴 3일 내내 있다고해도, 너 일하는게 다 맘에 들기만 하겠어?
니가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엄마 불만은 늘 있을거야. 그러니까 너무 잘하려고 하지마."
시댁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의 상당부분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는 양자 택일을 하는 과정때문일거에요.
불합리한 관계를 참으면서, 억울하고 화가 나거나,
아니면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나쁘고 모진 사람이 되거나.
7. "안 해 봤으면 말을 하지마~"라는 입장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런 문제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파악하고 얘기하는 건 좀 기분 나빠요.
본인이 아니라 "우리 엄마가" 이런 식으로 옆에서 보고 겪은건
그게 다가 아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