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kbs특선-어머니의 농장 17년의 기록' 보셨나요(스포)

  • 시소타기
  •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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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는 타샤 할머니처럼 작지만 멋진 농장을 꾸려가는 얘기인가.. 싶었지만
아니더군요.

딸이 17년 동안 어머니의 모습을 촬영한 다큐인데
젊었을 땐 야심찬 사회 운동가였던 어머니가
나름 조국(라트비아)의 독립과 얽힌 애국심으로 시작한 작은 농장이
자신의 늙어감과 농장의 거대화, 자본화에 따라 쇠락해 가는 모습이 담겨있어요.

담담하게 찍었더군요. 1년에 한 두번씩 찾아가서. ㅎㅎ

어머니가 농장을 정리하면서 말하죠.
'애국심으로 농장일을 선택한 사람들은 모두 낙오자가 되었어.'

자본 중심의 사회 속에서 약삭빠르지 못하고 선한 사람들의 말로겠죠.

마지막으로 서너마리 남은 귀여운 소들을 팔아 트럭에 실어 보내면서 어머니는 눈물을 흘려요.
소와의 이별이 슬픈 게 아니라
자신이 평생동안 이루어 놓은 것들이 이렇게 허무하게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게 슬프다네요.

1년마다 촬영한 어머니의 모습은 눈에 띄게 점점 늙어가고
그래도 어머니는 남은 삶을 꾸려가기 위해 유치원 보모 면접도 보러가고
여러가지 노후계획을 세우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아요. 암에 걸린 걸 알게 된 후 1년만에 돌아가셨대요.

어머니가 병원에 누워계신 모습.
"내 다큐도 마지막 장면은 묘비에 이름이 새겨진 장면으로 끝나는 거니?"
라 했다는 마지막 말..(하지만 딸은 그렇게 끝내지 않았어요.)

우연히, 볼 때는 무덤덤하게 봤는데 여운이 오래 가네요.
너무 슬픈 장면들만 썼지만 전체적으로 그런 내용은 아니에요.
작은 꿈들을 이루며 살아가는 용기있는 사람의 얘기죠.

보신 분들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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