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현재 보고 있는 정치상황 - 친이편

  • 마르세리안
  •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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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원래는 간단한 잡담형식으로 쓸려고 했는데. 모처(?)에서 여당편도 써달라는 압박 아닌 압박이 들어오는 통에 말입니다.. 요새 저는 빌어먹을 xx때문에 바빠서 신문도 잘 들여다 보지 못하고, 뉴스도 잘 모릅니다. 덕분에 제가 지금 펼치고 있는 분석이 과연 옳을런지는 잘 모르겠네요. 추가로 지난번에 했던 '야당편'은 더 정확히 말한다면 '민주당편'이겠지요. 야당이 민주당뿐만은 아닐지언데 간단하게라도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국민 참여당, 창조한국당도 다뤄야 했을테고, 보수 야당인 자유선진당도 다뤄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쪽은 지금 할 친이편이랑, 친박편 끝내놓고 천천히 한번 생각해보죠.

1.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지금 현재 정치상황을 '삼분지계'로 봅니다. 친이, 친박, 그리고 야당(민주당+진보신당+민노당+국민참여당 등...)이 거의 균등하게 세력분할을 하고 있지요. 이 관점이 옳다면, 친이는 삼분지계의 형세를 이용해서 국정 운영을 밀어붙인다고 봐야합니다.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하는 친박계열이 근 2년동안 '친이계열'에게 적극적인 견제를 보이지 않은 결과입니다. 이를테면 친이의 '주체적인 성과'로 인한 국정 드라이브가 아니라 '상대적인 유리'에 따른 국정 드라이브로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일반적으로 친이계열의 정치운영에 대해 '불안하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이 때문이죠. 강고한 정치적 기반이 있는 상태의 '강공'은 전술적으로 합당합니다. 그러나 정치적 기반이 불안한 상태에서 세력 균형의 틈을 이용한 '강공'은 균형의 변동이 일어나는 순간 바로 무너지게 되죠.  

2. 바로 여기서 친이계열이 지방선거에서 두고자 하는 목표점이 생겨나게 됩니다. 기존의 다른 정부 즉 김영삼정부나 김대중정부, 더 나아가 전임정부까지 지방선거를 대하는 목표는 '권력 누수 방지'였습니다. 이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기반이 1:1의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강력한 반대자만이 존재했던 전임정부들은 그 반대자들만을 억누르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죠.
하지만 현 정부는 1:1:1의 구조에서 균형적으로 2:1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강력하고 구조화되어 있지만, 이 구조는 지방선거 이후 얼마든지 1:2의 상황으로 변화할 수 있게 됨을 암시합니다. 따라서 친이계열은 단순히 지방선거에서 '권력 누수화 방지'만을 해내서는 안됩니다. 영토 확장이 필요하다는 암시이지요.

3. 이를 가장 정확하게 알아 볼 수 있는 지점을 살펴보죠. 바로 경남지사 선거입니다. 3선을 노리던 김태호 지사는 지난 1월에 갑자기 불출마 선언을 했죠.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던 김태호 지사의 불출마 선언은 당연히 많은 뒷소문을 낳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중 가장 유력한 추측은 김태호 지사가 중앙정부로의 '진출'을 노린다는 추측이죠.
이 추측이 합당한 이유는 김태호 지사가 원래 중앙정계 진출을 모색해왔다는 기존의 행보때문입니다. 이 추측이 합리적이라면, 친이계열에서 김태호지사와 '묵계'를 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김태호 지사는 '친박'에 가까운 중립입니다. 즉 김태호지사를 경남에서 물러나게 하고, 중앙부처의 자리를 주는 댓가로 친이계열의 후보자를 경남지사에 당선시키게 하는 전략이지요. 친박의 입지를 좁히는 겁니다.

4. 가장 강성한 친이 중 한명인 이방호 전 사무총장의 경남지사 후보 출마선언은 친이계의 전략을 알게 해줍니다. 물론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 전 총장의 출마를 마뜩찮아 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다른 친이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이지. 경남지사를 친박쪽으로 줄려는 생각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재미있는건 경남지역은 전임 대통령의 고향이자. 지방선거를 1주일 앞두고 일어나게될 '바람'의 진원지가 될 수 있는 지역입니다. 자연히 민주당 등 야권세력은 유력한 후보를 내세워 바람몰이를 하려고 들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나서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친이가 주저앉힌 김태호를 제외하면 친이후보의 지지율은 야권측 단일화 후보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합니다.

5. 따라서 이러한 의문점이 생겨납니다. 도대체 왜 사서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느냐는 거죠. 더군다나 경남은 진보진영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유일하게 존재하는 곳으로 현재 여당측 광역자치단체장들 중에서는 가장 위험하다고 볼 수도 있는 곳입니다. 그런 지역에서 더 전술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 냈다는 건 결코 옳은 전술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6. 그런데 이 '전술'이 옳지 않다고 보려면 한가지 전제조건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바로 야권진영의 '단일화'죠. 이는 친이진영이 단일화라는 전제조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하고 전략을 짜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어제 '민주당편'에서 민주당의 단기전략을 말씀드리면서 단일화가 설령 무산되더라도 민주당으로의 전략투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이 전망은 수도권에만 해당됩니다. 경남에는 해당되지 않지요. 진보진영의 적극 지지자들은 민주당의 '사표론'에 대해 동감할 가능성이 적으며, 그 적극지지자들이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은 바로 경남입니다. 이것이 드러났던 예시가 지난 10월 양산 재보궐 선거였습니다. 단일화 무산 이후 민주당의 조직기반이 멀쩡했던 안산 상록을은 민주당이 무난히 승리했습니다만, 양산은 전임대통령의 '바람'을 뒤에 업고도 여당후보에게 패배했지요. 경남지사 선거에서 친이가 노리는 점도 바로 이 양산 재보궐선거의 '확장'입니다. 단일화 실패를 예정하면서 그로 인해 일어나게 될 진보진영 지지자들의 민주당 행 전략 투표가 경남에서는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하여 과감하게 경쟁력이 떨어지는 친이 후보를 내세우는 것이죠.

7. 길게 경남지사 선거를 설명한 이유는 바로 이 경남지사 선거가 친이가 이번에 지방선거를 치루는 기본 전략을 가장 쉽게 알게 해주는 예시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상기하지만 친이는 이번 선거에서 방어뿐이 아닌 공격을 해내야 합니다. 공격의 지점이 경남지사라고 본다면, 방어의 지점은 서울, 경기도의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입니다. 그리고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해내야 하는 친이진영의 전략은 현재의 형세를 십분 활용한 '분할하여 무너뜨리기' 입니다.

8. 간단하게 설명해볼까요. 현재의 정세가 1:1:1 인건 앞에서 설명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친이가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친박의 1을 흡수하는것? 그럴 가능성은 이미 없지요. 민주당 등 진보진영의 1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친이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1을 제외한 나머지 1:1을 최대한 분열시키는 겁니다. '상대적인 우세'를 통한 승리이지요. 정치적 기반이 완전하지 못한 친이진영으로서는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이진영은 최대한 자신의 전력을 온전히 보존하는 동시에 적진영을 '분열' 시켜야 합니다.

9. 세종시 문제도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의지도 하나의 함의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친이와 친박이 맞서게 되면서 친박이 일정한 정치적 지분을 가져오게 되고, 바로 그 지분은 친이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 등 진보진영에서 가져온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친이의 지분은 뭉치게 되지만, 친박의 지분과 진보진영의 지분은 서로 경합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친이의 지분이 '높아지게' 되면서 선거에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겉으로 보면 도저히 국회에서 이기지 못할 것 같은 세종시 수정안을 친이쪽에서 밀어붙이는 이유는 '분열하여 각개 격파하라' 라는 병법의 기본을 친이가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알게 해줍니다.

10. 여기서 부수적으로 생기는 소득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 수정안 찬성 여론이 높은 수도권 지역의 표심을 잡게 된다고 판단되는 거죠. 세종시 문제로 인해 '여당 내의 야당' 인 친박의 존재감을 높여줌으로 인해 진보진영을 주저앉히게 하지만, 그 친박의 존재감은 수도권에서 친이에게 막히게 됩니다. 간단하게 부등호로 설명해 보자면,

수도권에서는 친이>=진보진영>친박입니다. 충청권에서는 진보진영>=친박>친이지요. 영남권에서는 친이=친박>진보진영입니다. 바로 여기서 친박이 진보진영의 표를 뺏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충청권은 친박한테 넘어가게 되지만, 수도권과 영남은 친이로 넘어가게 됩니다. 친이는 충청권이라는 '소수'를 내주고 수도권을 지키면서 영남을 얻게 되죠. '분열하여 공략하라'의 힘입니다.


11. 이러한 전술이 친이 진영에서 정확히 노리는 것인지. 아니면 세종시 드라이브를 걸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기는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술이라는 건 제반환경의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구사되는 것이지요. 세종시가 먼저인건지 지방선거가 먼저인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친이진영이 현재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세종시라는 의제를 먼저 꺼낸것도, 경남지사 선거를 진흙탕으로 몰아간 것도, 모두 친이진영에서 일으킨 겁니다. 친박과 진보진영은 친이가 만들어 놓은 '판'에서 최선의 전술을 짤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몰아가는 거죠. 바로 이 전략이 친이의 가장 무서운 점입니다. 이기는 판을 먼저 만들어 놓고 시작하는거죠.


12. 그리고 이것이 바로 대통령의 위력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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