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본종교

  • RedBug
  •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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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일본입니다만.
애들 유치원에서 알게된 일본 아줌마가 불쑥 우리집엘 찾아온답니다.
큰 애랑 같은 클라스에 있기도 했고 1년 가까이 유치원 버스를 같은 곳에서 타기도 했으니
인사 정도는 하는 사이지만 친하다고 말할 사이는 아닌데 말입니다.
남편이 부동산회사에 다니는 아무개엄마라면 남편 내조라도 하려나 보다 하겠는데, 이 아줌마는 왜?

알고보니... 전도였습니다.
한국 아줌마도 아니고 일본 아줌마라는게 새롭기는 해도, 세상에 그럴 수가 하고 놀랄 일은 아니죠.
애초에 전도라는 단어가 안더오른 우리가 어설펐던겝니다...
근데 뭔 종교인가하고 두고 간 팜플렛을 들여다 보니... 참 답이없군요.
OS는 불교인데 컨텐츠는 믿으면 천당 안믿으면 지옥. 열심히 전도하자... 운운입니다.
뭐, 어느 종교에서 하는걸 다른 종교는 하면 안될 법도 없으니 그러려나 보다 하겠는데,
자기네 종교를 국교로 해야한다는데 이르면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국교로 격상해달라는게 아니라 다른 종교를 금한다는 의미의 국교입니다.
자기네 종교는 선택 가능한 하나의 옵션일 뿐이라는 설교는
소수 신학자의 고백 말고는 접해본 적이 없으니 이것도 그럴 수 있다 하겠는데...

일종의 종말론적 위기를 설파하는데, 몽고의 일본정벌에서 러일 전쟁, 태평양 전쟁,
냉전에 이르는 일본 위기의 역사를 주구장창 늘어놓고 자학사관을 비판합니다.  
얘네들이 원래 극우파인지 무식한 교주가 극우파의 역사책을 복사기로 밀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극우적인 냄새가 난다가 아니라 극우입니다.
자학사관 때문에 일본을 원수로 아는 중국의 침략이 닥쳐오는 일본 위기 입니다.
이미 중국은 미국을 초토화시킬 핵무기를 갖추었으므로 미국의 핵우산도 소용이 없답니다.

그러면 어떻게 일본은 구원받을 것인가.
자기네 종교를 국교로 삼고 佛法을 지키면 몽고를 물리쳤던 것 처럼 중국을 물리칠 수 있답니다.
(몽고의 침략을 예언한 무슨대사를 교조로 삼고 있습니다.)
저는 관대하니까 뭐든지 있을 수 있다고 나름 이해하겠는데,
도대체 뭔 생각으로 그런 종교를 한국인인 우리 가족한테 전도 하겠다고 열심히 찾아온 건지.

도무지 안맞아서 교회 안나간지 1년이 넘지만, 다음엔(또 온답니다...) 성경책 꺼내놓고
예수천당 불신지옥이라고 맞불작전을 해볼까요.
옛날에 친구들이랑 사이비 종교 하나 차려서 부귀영화를 누려볼 구상을 한 적도 있는데
(모두 교주가 아니라 총무를 하겠다고) 이번 기회에 XX교 한국지부를 만들어 볼까요.

믿고 주문을 매일 외우니 얘가 감기도 안걸리고 좋은 일만 생기더라는 일본 아줌마의 선의와
그노무 교주랑 교단이 늘어놓는 십전대보탕 같은 교리의 갭이 참 씁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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