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 데이 초콜릿을 깜짝 택배로 줬던 사람도 그 사람이고, 만난 당일에 제가 너무도 아끼는 음반을 선물로 주려고 했던 사람도 그 사람입니다.
분명 만나기 전까지, 이미 저는 예전에 가졌던 감정이 싹트면서 흔들려하고 있었고 이미 좋아하고 있었어요.
10대 시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도 그사람이고 20대 중반까지도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아서 맘고생도 많이 했었어요.
예전에는 그사람 곁에 머물고 싶어서 그저 아는 오빠 동생 이라는 거짓된 관계를 희망했었지만, 그래서는 안된다는 걸 알았고.
제 기억 속에 그 사람은 너무도 좋은 사람이었으니, 시간이 많이 흘렀고 몇 년 전부터 이제라면 그 좋은 사람과 편한 지인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때를 기다리고 기다려서 올해 드디어 용기를 낸 겁니다.
정말 일생에 한 번쯤은 옛 연인이라고 할 지언정, 편한 지인으로 남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었거든요. 그만큼 좋은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래도 굳이 지인으로 남겠다는 걸, 미련이 남아서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죠.
저도 헤어지면 가차없이 타인이 됩니다. 단 한 번도 사람 잡아본 적도 없고 사랑하던 사람과 어찌 친구가 되냐 하는 주의지만.
감정이 변해서 헤어진 것이 아닌, 10대 시절에 재수 혹은 주변의 상황들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별한 것이라, 한 번쯤은 지인으로 지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거죠.
친구들도 한 사람 정도는 지인으로 잘 지내는 걸 보면서 나도 딱 한 번만 그래봤으면 좋겠다 했었거든요.
저에게 이런 의미의 사람인데, 정말 며칠 전의 만남은 그 사람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감정들에 대해 심하리만큼 '허탈'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함께 있을 당시에는 그저 '갸우뚱~' 거리기만 했을 정도구요. 상황 파악 능력이 제가 늦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있었던 상황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니
이게 어떤 상황인지 가늠이 된 거죠. 그래서 글을 적으면서 감정 이입이 심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공개적인 곳에 너무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번호까지 매겨가며 단편적인 대화와 느낌에 대해 제 입장에 대해서만 적은 듯하네요.
불쾌하신 분들이 있었다면,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니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첫사랑을 너무 오랜 공백 후에 만나면 대부분 실망한다고 말들을 하지만, 저만큼은 그럴리 없다 자신했었어요.
그사람은 제 첫사랑이었으니까요. 항상 청춘의 냄새가 가득하던 신념이 있던 그 사람.
적어도 내 첫사랑 만큼은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다해도 모습은 달라졌을 지언정, 현실의 시간과는 다른 차원의 자기만의 시간을 쓸 줄 알기에
늘 변함없을 줄 알았습니다. 여태까지 그래왔으니까요. 제가 너무 많이 기대했겠죠. 물론 제게도 실망했겠죠.
제 마음은 그렇습니다. 너무도 생각지도 못하게 상대에게서 느껴지는 어떤 '괴리감'이라는 감정을 처음 느껴서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이었고
20대 중반까지 제가 좋아하던 그 사람에게서만 느껴지던 어떤 여러 요소들이 깡그리 사라진 것도 그렇고
5,6년의 공백이 너무 컸다는 생각도 들어요. 한 번의 만남으로 물론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이전에 알던 사람과는 다른 느낌의 사람인 듯한 생각이 들어서
마음 한 구석이 많이 씁쓸했다는 겁니다. 연락이 오지 않는 것에 대한 어떤 기분나쁨 이런 건 없구요. 없으면 없는 거죠.
생각이 짧아서 일단 죄숭했구요. 그 분에게도 죄송하고.
너무도 가슴 떨릴 만큼 좋아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날의 한 번의 만남이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만 씁쓸함이 되새김질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