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음악이 없다는 걸 알고 봤는데도 상영 내내 의식하지 못했습니다. 윤정희씨 고유의 발성과 말투 덕도 있었다고 봐요. 어머니는 '윤정희 가식적인 말씨 여전하니...'라고 하시더만요. 주변에 보면 그런 분 있어요. 저분 세상 참 살기 힘드시겠다 싶게 혼자 고아하신 분. '아줌마 문화'에 끼지 못하고 도도록히 앉아 눈 내리깔고 꽃 스카프끝만 매만지시는 분. 그러나 그것이 잔인하고 팍팍한 세상을 견디는 자신만의 태도일지도.
-김희라씨를 기용하신 감독님. 정말 징글징글하신 분!
'죽기전에 한번만 남자노릇'이라는 대사가
'죽기전에 한번만 다시 연기하고 싶다'는 말로 읽혀서 왠지 찡했습니다. 비참한 실상이 인간극장에 나온 적이 있는 듯 한데요.
아마도 생애 마지막 불꽃이겠지만, 그런 불꽃 한번 피워보지 않은 인생이 대부분이지요.
-그런데 말이죠. 기자, 어떻게 회유한 걸까요? 대체 얼마쯤일지 감이 안와요. 희진이 엄마한테 겨우 삼천만원, 각각 오백씩 모아 주면서 기자에게는 얼마? 지방지 기자의 빈곤 현실을 보여 주는 걸까요? 아무튼 배신감 심하게 들더군요.
-시 낭송회의 Y담 능하신 형사님. 왠지 배철수씨가 진행하는 7080뮤직쇼에서 본 듯한 기시감이 들던데 배우신가요? 목소리가 미사리카페에 오래 몸담으신 느낌이랄까요. 뭔가 걸쭉하고 능란.
-<밀양>도 그랬는데 이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 각성이랄까, 열심히, 잘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고는 해요. 그런 단순한 메시지를 주려 하시는 게 아니란 걸 알면서도요. 인간에, 인생에 대한 낙관과 희망을 가지신 것 같아요. 겉으로 보이는 건 절망과 비탄이지만요. <밀양>에 이은 속죄2부작인 듯한데 정작 죄의식을 가진 건 죄지은 자가 아니지요. 내일(아니 오늘이군요)이 날이 날이니만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가 너무 좋아 결국 <하녀>는 안 보기로 했습니다. 한달 정도는 다른 영화 보고 싶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