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추억의 돈까스는 천오백원짜리 학교식당 돈까스입니다.
천오백원내고 식권을 사서 식당앞에 내면 식당 아주머니가 튀김틀 위에 얹어둔 돈까스를 하나 접시에 담아서 마카로니와 통조림 완두콩과 네모지게 잘라서 삶은 당근을 마요네즈에 버무린 샐러드를 약간 담고 얼굴을 힐끗 쳐다본 후 밥을 담고 커다란 소스냄비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소스를 국자로 퍼담아 주셨죠. 그럼 저는 (전 여학생이라도 밥을 많이 먹는단 말이에요!) 밥 많이 주세요!!하고 밥을 더 받은 후에 김치는 제 손으로 퍼 담아서 식당 탁자로 갔습니다... 는 조금 한가한 시간에 돈까스를 막 튀겨낸 후의 운좋은 때의 얘기이고, 주로 돈까스와 샐러드가 담긴 접시가 배식구 앞에 마구잡이로 쌓여 있었습니다. 그 접시에 밥과 소스를 담아서 주셨죠.
천오백원의 가격에 걸맞게 당연히 냉동 돈까스였지만 그때는 참 맛있었답니다. 돈까스를 잘게 썰고 소스와 샐러드와 비벼서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도 했어요.=ㅂ= 입학한 이듬해부터는 치킨까스, 햄까스, 오뎅까스(...) 등등도 생겼는데 맛은 하나같이 돈까스와 똑같았습니다. 네개 학교에 각각 입학한 친구들이 입학한 해 봄에 학교마다 다니면서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너네 학교 식당 밥이 제일 맛 없더라는 영광스러운 딱지를 붙여주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