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를 보면서 뜬금없이 미대 입시시절이 생각나더군요.
저는 정물소묘로 시험을 봐서 들어갔는데
그 시절,저희 화실에는 기가 막히게 그림을 잘 그리던 애들이 꽤 있었어요.
하지만 그림 모의고사(수능 모의고사처럼)을 쳐서 좋은 점수를 받던 그림은
묘사가 엄청 뛰어나다든가, 눈에 확 뜨이는 개성이 있는 그림이 아니라
밀도 높고, 허투른 실수 없고, 전체적으로 깔끔한 완성도가 돋보이는 그림들이었어요.
연아는 참 깔끔해요.
그게 더 마음을 끄는 것 같아요.
눈요기로 화려한 동작보다는 늘 기본에(피겨의 기본이 뭔지도 모르는 일개 네티즌이지만)
충실한 느낌이구요,
그리고 이건 많은 분들이 감탄하는 거지만 동작의 연결이 군더더기없이 깔끔한 것이
다른 선수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죠.
(연아 보다가 다른 선수들 보면,회전에 앞서서 다리를 들어올리거나 하는 동작이
눈에 띄도록 투박해 보여요)
경기복과 머리장식도 늘 깔끔한 스타일(그래서 오늘 안도 미키 선수가 보여준 것 같은
재미는 볼 수 없지만)
그리고,얼굴과 화장도 늘 깔끔해요.몸의 선도 깔끔하고.
어제 듀게에서 동계올림픽의 경기들에 흑인이 없는 이유는...하는 글이 올라왔을 때
아직도 북구의 경기들은 귀족적인 것을 많이 따진다는 리플을 본 것 같은데
그런 기준으로 연아는 많은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것 같아요.
어제 오늘 아사다 마오 선수가 경기복과 화장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실수는 꽤 했지만 화려한 동작들을 선보인 것 같은데
그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고,모든 동작의 흐름이 자연스럽고(얼마나 연습하면 저렇게 될까요)
실수가 최소화된,깨끗한 스타일의 연아가 결국 승리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