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 대학 졸업식이라 잠깐 다녀왔는데 여전히 많은 여학생들이 아이보리색 쉬폰 스카프들을 목에 두르고 있어서 조금 웃었어요. 검정색 옷이라 뭔가 나풀 팔랑 아련한 것을 목에 두르고 싶어지는 그 마음. 몇십 년 동안 변화가 없나 봐요.
전 그 스카프 두른 사진이 썩 예쁘게 나온 것 같지 않군요.
결정적으로 웃었던 건 스카프 두르고 사진 찍은 여학생이 디카로 확인하고 좀 짜증을 내면서 푸는 걸 보고였습니다.
지금 다시 하라면 전 그냥 흰색 칼라나 단정하게 내놓고 사진찍고 싶어요.
졸업 가운에 허리띠를 허하라. 제 졸업 사진엔 한껏 멋을 부린 펭귄 한마리가 있습니다. 머리는 세팅하고 목에는 리본도 매고. 딱따구리 만화에 출연하면 딱 맞을 펭귄 캐럭터처럼 보여요.
난감한 건 이 사진이 저한테만 있지는 않다는 거죠.
2. 졸업식 주인공의 남동생은 올해 열여덟이 된 남학생입니다. 저하고 별로 친한 관계도 아닌데, 자기 새로 살 컴퓨터에 대해 제게 묻습니다. 자기 또래가 없기도 했지만 그게 꼭 졸업식에서 잠깐 스쳐가는 친척 붙잡고 얘기할 긴한 얘기는 아닌 것 같은데 좀 이상했죠. 보통은 자기 친구랑 전화기 붙잡고 사양이 어떻고 회사가 어떻고, 이러고 있을 상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컴퓨터에 대해 정말 모릅니다. 인터넷으로 게임은 하고 있지만 조립 피씨가 뭔지, 본체가 어느 부분인지, 심지어는 인터넷을 하려면 인터넷 회사에 돈을 내야 한다는 것도.
구체적으로 생각한 적은 없지만 역시 '십대 남자애들은 컴퓨터에 대해 잘 안다'라는 선입견이 있었나 봐요.
3. 도대체 몸에 좋은 음식이란 뭔가요?
소화가 안 돼서 안 먹는 음식들이 있는데 역시나 타박을 좀 들었죠. 조용히 안 먹을 정도 내공은 쌓였지만 먹으라 먹으라 자꾸 권하는 바람에 들켜버렸습니다.
몸에 좋으니까 먹으래요.
몸 어디에 좋은데요? 그거나 좀 알면 울며 겨자처럼 먹으련만, 그냥 무조건 몸에 좋답니다.
열량 높은 음식을 좋은 음식으로 알고 산 지금의 노년층이 그러면 이해할 수 있어요.
칠십 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그러면 따지고 들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