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의 지배자인 건 연아나 미셸 콴 모두에게 적용되는데 미셸 콴은 시간까지도 지배했다는 게 좀 다르지 않을까 싶네요. (이걸 굳이 비교할 필요는 없겠지만..) 클래식 공연에서도 '완전한 몰입'이라는 것은 참 드물게 경험하는 것인데.
저는 이 분을 마에스트로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이 분은 독주자급 음악성이 아니라. 지휘자급 음악성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그 어떤 공연을 보아도 음악을 대범하게 컨트롤 하고 있죠. 음악에 지배당하거나 한 순간도 수동적으로 따라가지 않고. 관능적으로 치고 빠지면서 마음을 휘어 잡은 후에 클라이막스는 정신없이 내리꽂아버리죠.
은메달 동메달은 있는데 하나가 모자란다며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시는 분이. 정작 공연을 보면 '감동을 위한 기술'이라는 연주자 같은 마인드를 가지신 것처럼 보이니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연아가 지옥같은 훈련을 통해 완벽한 퍼포먼스가 가능했다고 하지만 얼마 전 미셸 콴을 만나면서도 뭔가 좋은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문득문득 미셸 콴의 그림자가 보였거든요. 얼음을 가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아련해지는 장면들에서...
전에 좋아하는 클래식 연주자 한 명을 실제로 만난 적이 있는데 저는 그 때 그 사람을 만난 것만으로도 뭔가 엄청난 발전이 있었다고 확신해요. 미셸 콴을 만난 연아도 만나서 한 무대에서 공연을 한 것 만으로도 뭔가를 배우지 않았으려나요 (흑 역시 좋은 물에서 놀아야..)
위에 공연에서 관객의 박수와 환호가 정말 순수해요. 자연스럽게 입으로 새어 나오는 '아'하는 감탄사와 비명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