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in the air보고 잡담 (스포일러 있음)

  • S.S.S.
  • 02-28
  • 1,113 회
  • 0 건
1.
이럴수가…이럴수가…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봤는데 볼수록 섬찟섬찟했습니다.
라이언의 인간관계에 대한 사고방식이나 하는 일을 보면서 제자신의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해고 전문가는 아니지만 저도 고객의 불평을 듣고 (미소 띤 얼굴로) 설명하는 일이 주된 일입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아서 반나절 일하고 나면 우선 좀 뻗어 누워 있어야 기력을 찾을 수 있는 일이거든요.

화상으로 면담하는 거. 그거 저도 생각했던 겁니다.
경비절감, 시간단축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 따위 느끼지 않고
딱 할말만 하고 거리감을 좀 두고 싶단 이유 때문이에요.

가끔씩 화내거나 나가지 않고 계속 불평을 늘어 놓는 사람 때문에 골치 아픈 경우도 많으니까요.
물론,,,영화에서처럼 결국 그 방법은 적합하지 않아 보입니다만.


2.
비행기를 타고 장시간 날아다니는 것은 그 자체가 스트레스죠.
수속이 불편하고 번거롭다는 것도 있지만 그냥 비행기 오래 타는 자체가 심심하고 단조로워요.
게다가 라이언의 좌석은 그냥 일반석.
제아무리 능숙하고 간편하게 비행기를 탈 수 있다 하더라도 저는 좀 피하고 싶은 직업입니다. ^^

그리고 궁금한 건…
미국 내에서 자주 이동하면 시차문제가 있을텐데…뭐 그래봐야 몇 시간 차이는 안 나겠지만
건강에 괜찮을까요?


3.
라이언이 멤버쉽으로 특별 우대 받는 장면과 조금 겹치는 경험이 있습니다.
모닝캄 회원인데 수속할 때 조금 빠른 것 말고는 별다른 장점을 못 느끼고 있었거든요.

언젠가 미국 어느 공항에서 비행기 타기 직전에 쭈욱 길게 줄을 서 있는데 제가 한참 뒤에 있었습니다.
항공사 직원이 돌아다니다가 제 표를 보더니
“모닝캄 회원이시네요. 저 따라 오세요.” 하면서 저를 탑승 입구 바로 앞에서 기다리게 해주더군요. “어…괜찮은데…”하면서 따라갔다는…..갑자기 뿌듯뿌듯….^^

애틀란타 공항에서는 제 앞사람이 수속하고 있고 제가 노란색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5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아저씨가 뭘 알아보는 것처럼 제 앞에서 서성거리더니
떡하니 버티고 서는 겁니다. 그러더니 일행을 다 부르더군요.
제 앞에 그 일행 분 대여섯분이 순식간에 짐을 들고 와서는 수속할 준비를….

제가 심통난 얼굴로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는데 데스크 직원이 갑자기 저를 불렀습니다.
“뒤에 모닝캄 회원님, 이쪽으로 오세요.”
그러자 그 일행 중 아주머니가 “우리가 먼저인데.” 그러는 겁니다. 헐….
“모닝캄 회원님 우선이거든요.”

뭐,,,아까부터 줄 서 있던 걸 보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저는 모닝캄 카드를
잘 보이게 조금 치켜 들고 그 일행을 당당히 가로질러 갔어요.
영화보면서 좀 아쉬운 생각 들더군요. 저도 모닝캄 팜플릿을 그 아주머니에게 척 안겨드려야 했었는데. ㅋㅋ


4.
이상형이 어떤 스타일이냐는 질문에 알렉스가 말한 “나보다 키가 크고 내 친구 좋아해주고 애들 좋아하고…”하는 게 자기 남편의 이야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 뒤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은 라이언을 말하는 거고.

알렉스 집에 애들이 뛰어다니는 걸 보니까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5.
제가 박장대소했던 대사.
“제니퍼 추?”


6.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시간을 단축하려면 동양인 뒤에 서야 한다는 라이언을 보고 낄낄댔습니다.
저도 그러거든요.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뭔가 민첩하고 행동이 빠릿빠릿하니까요.

그런데 무작위로 걸리는 검색에서 제가 종종 걸릴 때가 있었습니다.(인상이 그렇게 더럽나? -_-)
일본에서는 검색 아주머니가 제 신발을 벗겨서 냄새를 킁킁 맡을 정도로 자세한 검색을 당하느라
비행기 제일 마지막에 탑승하기도 했고,,,,,
미국에서는 퉁퉁한 동양계 아저씨가 저의 백팩 속 소지품을 일일이 다 꺼내보고
잡지 알장까지 뒤진 적도 있어요.
Out이나 advocate같은 잡지를 안 샀기 다행이지… -_-


7.
듀나님 말씀대로 그냥 저렇게 조용히 살 수도 있는 인생인 것 같은데
가족, 혹은 인생의 동반자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 같아 슬슬 조바심이 납니다.
나도…결국 누군가 필요한건가…?


8.
영화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토록 꿈에 그리던 카드를 받고서 약간 허무한 듯한 그 장면이나...
마지막에 비행기 행선표를 보면서 가방을 놓아 버리는 장면..참 좋았습니다. 영리해요.

헌데 정말로....조지 클루니의 몸에 꼭 맞는 옷입은 것 같은 연기가 제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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