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바이트 낭비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듭니다. 이 글을 종이에 적으면 종이낭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면 바이트 낭비가 되는거지요. 정말이지 생산적이지 못한 글이니까요.
저는 소비자로서 만족하고 싶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비자로서 만족할 수 있는 마음을 원합니다.
그냥 감동적이며, 좋고 훌륭한 음악, 글, 그림을 보고 들으면서
밀려오는 감정의 홍수에 전율하고 뒤따르는 여운을 순수하게 즐기고 싶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순간을 즐기긴 하지요.
하지만 저는 거기에 만족 할 수 없습니다.
멋진 이야기를 보면 나도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음악을 들으면 나도 나만의 음악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글을 끄적이거나 악기를 연주하는등의 시도를 합니다.
하지만 그 시도들은 어설픈 불발탄으로 끝납니다. 간혹 보이는 결과물들에 대해서는
보고 듣는 눈과 귀만 높아져서 항상 불만족인 상태이구요.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이 해당 분야에 재능이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렇게 믿고 있는 원인은 해당분야에서 진지하게 노력했던 시기에
겪은 좌절과 그 길을 걷는 동안 누구에게도
'네겐 재능이 있어, 꼭 이 길로 가봐!'라는 말을 듣지 못해서...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머리 한켠의 차가운 이성이 전자를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고 후자를 비웃고 있군요.
현재 상태는 '평생 취미로는 할 만해. 전문가가 되는 것은 무리겠지. 하지만
가지 못한 길이라 아쉽네............................'정도네요.
저는 이러한 자신의 상태를 '여러 방법으로 자아를 확대, 생산 하려 하지만(확장하려 하지만)
소심하고 게으르다'고
정의합니다. 여기에 열등감 조금과 자학 약간이 포함되어 있구요.
차라리 이럴 시간에 부지런한 소비자가 되는게 나을텐데.
왠 생고생이랍니까.
사실 이런 제 자신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받아 들이는 것이 있으니 당연히 배출하고 싶기도 하겠지요.
그렇다면 이 어설픈 배출 욕구를(창작 욕구라고 하기에는 질이 낮네요)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