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정말 이건 무슨 경우인가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삼성이나 현대도 지금처럼 커버리고 관리 체계가 짜여진 상황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예전에는 많았다고 하지요.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을 한 것이 36살때였던가요? 사실 옛날엔 정부조직도 많이 다르진 않았던 것 같아요. 고건 전 총리의 프로필을 보면 전라남도 도지사가 된 것이 37세입니다. 이건 고시 시스템의 영향이겠지만요.
딴지일보에서 이번에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이계안 인터뷰를 보다가 이걸 발견했습니다.
인터뷰 내용 :
정주영 회장님은 내가, 79년이니까, 나이 스물일곱 살 때 꿈이 있어서 보고서 한 장 써 가지고 갔더니 회장님이 그 스물일곱 살 먹은 놈이 쓴 걸 딱 보시고는, 나한테 사장을 감사할 수 있는 전권을 줘서 내가 사장을 감사하고 결국 그 감사보고서에 의해 한날 한시에 현대중공업 사장 세 명이 목 떨어지는 일이 있었어요.
지금의 현대에서 저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예전에 삼성 그룹 임원 내역을 분석한 글을 봤는데, 30대에 임원이 되어 있는 경우는 딱 두 가지 였다고 하더군요. 이건희의 일가친척이거나, 판검사 출신의 변호사이거나.
저런 일은 아마도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한 한국사회의 환경, 현대라는 기업이 지금처럼 크지는 않았던 점, 정주영 회장 개인의 스타일 등이 겹쳐서 생긴 일이겠죠. 여하튼 지금까지 전 직장생활을 하면서 누가, 혈연 말고 실력 때문에, 젊은 나이에 능력을 인정받아 쭉쭉 치고 올라가는 신화를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 보고 있으면 재미있긴 합니다. 동경하게 되기도 하고요. 아마도 이명박을 대통령을 만든 것도 그런 동경심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합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산 사람 중에도, 나중에는 저런 전설을 자랑하는 사람이... 나올까요? 전설이 주변에 흔히 보일 리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서 이제 전설의 시대는 끝난건가 싶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