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에게 진 빚

  • Apfel
  •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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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이었죠. 20~40대까지 노무현을 찍자는 바람이 불어서 너도 나도 노사모 가입하고 희망돼지

저금통 챙겨가고 거기다 김민석 의원이 탈당한다고 할때 몇 만원씩 선거자금 부쳐주면서 나름 노무

현은 '내가 만들어준 대통령'이란 자부심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와 생각해보면 수구 찌라시에 놀아

난 내 자신만 보여서 부끄러운데, 이후 임기 5년 특히 후반기로 가면 갈 수록 노무현에 대한 회의

실망만 잔뜩 안은채 정권의 끝을 봐야 했죠.

그리고 나름 잘 사네 하고 있을때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결단을 하는 모습으로 혜성과

같이 나타난 그는 혜성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혹자는 '자살자'라고 무시하기도 하지만 기독교 문화

에서 자살은 두 가지 분류로 나뉘죠. 구약 부터 신구약 중간기까지 등장하는 명예를 지키기 위한 자

살과 가롯유다 처럼 자신의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자살... 나는 노무현의 자살이 명예를 지키기 위

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지금도 믿고 삽니다.

벌써 1년이 흘렀고 그 시간동안 나는 오로지 먹고 사는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과제 삼아 이리저리

뛰기 바빳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들려오는 온갖 시국이야기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군요.

노무현이 꿈꿨던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또한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밀어올린 우리들이 꿈꿔온 세상

은 어떤 세상일까? 어쩌면 나 자신이 노무현에게 지나친 요구를 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에게 짐을 지운 것은 아니었을까? 그 나름대로 참 많은 일을 해왔고 성실하게 대통령의 직무를 수

행해온 사람한테 내가 생으로 상처를 준 것은 아니었을지..많은 생각합니다.

지금 밖에는 비가 옵니다. 5월엔 유난히 비올일이 많은듯 싶네요.

내일 집에 가는 길에 대한문을 거쳐 가보려고 합니다. 부엉이 바위에서 그를 밀었던 것은 수구언론

기회주의적인 검찰이기 이전에 나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손가락질 했던 나 자신 부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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