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천안함 정부 발표를 믿지 않는가

  • hubris
  •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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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에 보면 칼 세이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주의 다른 곳에도 생명이 있을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칼 세이건은 무신론적인 대답을 합니다.  처음에 그가 그 질문에 대해서 의견을 밝히기를 거부하자, 질문자는 그에게 gut feeling(직감)은 있을 것 아니냐며 대답을 강요하죠.  이에 칼 세이건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창자(gut)로 생각하지 않는다.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하는 게 좋다"

리처드 도킨스는 외계 생명체 문제는 미해결 상태이고,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믿는 쪽이나 믿지 않는 쪽이나 모두 훌륭한 논증을 무수히 제시할 수 있으며, 우리에게는 어느 한쪽이 더 높은 확률을 가졌다고 말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칼 세이건의 이 말은 이번 천안함 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증거는 일종의 가설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은 가설을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 뿐입니다.  정부가 제시한 가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수 많은 의문들을 해소하는데 완벽하게 실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이명박 정부가 정보 자체를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의문을 제기할 뿐, 그 의문들은 정부의 발표에 의해서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고 해소할 방법도 없습니다.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가설을 채택해서 생기는 수 많은 문제(남북한의 긴장관계, 선거에 미칠 필수적인 영향 등등)들을 고려하면, 정부의 결론은 보수적이고 신중한 쪽으로 가는 것 맞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는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거대한 배를 찾지 못했던 해군은 조사결과 발표 닷새 전 쌍끌이 어선이 어뢰를 찾았다고 발표합니다.  그런데, 그 어뢰가 과연 북한의 것인지, 북한이 것이 맞다면 이번에 쏜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그닥 설득력 있는 대답을 주지 못합니다.  북한만의 독특한 일련번호라고 알려진 것은 유성매직으로 쓴 "1번"이라는 낙서에 불과하고, 이 어뢰가 이번 사고에 사용된 것인지 여부는 아무도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리차드 도킨스식으로 이 문제를 바라 보자면, 정부는 이 사건을 칼 융의 접근 방법으로 바라 봅니다.

"나는 북한이 했다는 것을 안다.  100 퍼센트 안다.  증거는 필요없다.  이유도 필요없다."


우리는 북한이 이번 사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압니다.  북한이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신앙에 가깝습니다.  그들의 신앙에 대해서 우리가 냉소적일 필요가 있을까?  네,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이니까요.  그들의 정치적 신앙이 갖고 있는 의도는 굉장히 불순하기 때문입니다.

한겨레 신문에 합리적 의심 낳는 비이성적 ‘천안함 정국’란 글을 기고한 장정일에 의하면, 해경 관계자는 천안함이 배에 물이 새면서, 5km를 표류한 뒤 침몰했다고 말했다, 고 합니다. 당시 천안함 함수에 있는 생존자는 모조리 해경에서 구조했습니다. 그런데, KBS는 슬그머니 오보라며 발을 뺐습니다.

거의 두 달 가까이 국민의 관심을 샀던 이번 비극의 ‘공식적’ 결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나는 지난 4월2일 <한국방송>를 굳게 믿을 작정이다. 상황을 정리한 해경 관계자가 나섰던 그 뉴스의 요지는 ‘배에 물이 새면서, 5㎞를 표류한 뒤 침몰’이다. 무슨 까닭에서인지 <한국방송>은 슬그머니 그것을 오보라고 뒤집었지만, 그게 오보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취재에 응했던 해경 관계자가 자신의 말을 취소해야 한다."
- 장정일, 합리적 의심이 낳는 비이성적 정국-

국방부는 TOD 영상을 공개하면서 천안함 함미가 침몰하고 함수만이 남아 있는 상태의 동영상 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당시 지진파가 났다는 시간과 맞추기 위해서인지, TOD 동영상에 나오는 시간은 실제 시간과 차이가 난다고 말합니다. 그러다, 며칠 후, 국방부는 천암함이 반토막이 나오기 전 TOD 동영상보도 발견했다며 공개합니다. 물론, 이것조차도 마지못해 겨우 공개한 것입니다. (4월 7일 MBN 뉴스) 그런데, 여기서의 시간은 또 다릅니다. 역시, 실제 시간과 차이가 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두 동영상의 중간은 텅 비어있고, 두 동영상의 시간은 서로 다르고 실제 시간과 틀립니다. TOD 영상을 찍는 장비는 왠만한 고물 시계보다 더 형편없고, 이 동영상을 촬영한 군인은 시계에 배가 출현했는데, 동영상을 찍다 말고 외계인이라도 찍었는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배가 둘로 갈라진 후, 함미가 침몰한 후에야 다시 찍기 시작했다, 고 주장합니다. 당나라 군대도 이렇게 개판은 아니텐데, 하지만 담당 군인을 징계했다는 말은 아직까지도 들리지 않습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국회본회의장에서 TOD 동영상 원본이 있으며, 그 원본을 본 사람이 누구인지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정희 의원의 주장은 거의 보도도 되지 않았고, 그 주장의 여부에 대한 검증도 이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야당은 그 부분을 파고 들자니 북풍에 말릴 것 같고, 여당은 그냥 무시하는 전략을 사용중이죠.

바보가 아닌 한, 잠수함도 아닌 구축함이 해저에 가라앉았는데, 50시간이 넘을 때까지 해저에서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건 말도 안 됩니다. 만약, 그런 생각을 해서, 생존자를 구출하겠다며, 소중한 군자원인 UDT 대원을 사지로 밀어 넣은 사람이 있다면 당연 징계를 해야 할 겁니다. 그때의 나쁜 기상으로 인해서, 미군 잠수요원은 원칙에 의해서 잠수를 하지 않는 상황이는데, 도대체 왜 우리 군인은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잠수를 해야만 하는 것일까?  생존할 가능성이 극히 낮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원칙을 어겨서까지 멀쩡한 군인을 사지에 밀어 넣어서 생긴 사고에 대해, 사고의 인과에 대한 분석없이 단지 의로운 죽음이라고 숭고하게 칭송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왜 이런 함심한 사고에 책임을 묻고 지는 사람은 없을 것일까?

게다가, 한준위가 사망한 곳이 함미가 가라앉은 곳도 함수가 가라 앉은 곳도 아닌 제 3의 장소라는 것은 KBS 뉴스 보도로 이미 나온 사실입니다. 재밌는 건, 이 보도 역시 KBS에서 오보라며 발을 뺐습니다.

북한이 이번 사태를 일으켰다면,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것, FBI의 멀더와 스컬리 정도이지 않을까 싶은데, 여러가지면에서 북한은 이번 사고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법칙을 뛰어 넘고 있습니다.  어뢰는 터졌는데, 죽은 물고기는 보이지 않고, 배는 두 동강이 났는데 물기둥은 없었던 것 같은데, 국방부의 주장에 의하면, 100m 짜리 물기둥은 한 병사의 뺨에만 물을 뿌리고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배를 두 동강 낼 정도의 큰 충격이 병사들의 고막에는 전혀 충격을 주지 않는 저소음 테크날러지를 선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오늘 김용옥 선생이 발언했습니다.  

"구역질나는 천안함 발표, 웃기는 개그, MB의 드라마'대로라면 타락만 남아"
- 오마이뉴스



제목과 내용을 보면, 지금 시점으로 보자면 상당히 용감한 발언인데, 자세히 보면 상식적인 발언에 불과합니다.  보수적인 세계관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은 동양철학자가 한 상식적인 발언이 가장 좌파적이고, 선동적인 발언으로 비쳐지는 세상은 분명이 옳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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