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풀 꺾인 재범, 그리고 연아 이야기
이제는 좀 잦아 들었지만 며칠간 게시판이 단 두 명의 이름으로 거의 도배가 되다시피 했었죠. 재범과 2PM, JYP 관련 글들이 페이지를 꽉 채우더니 곧이어 무려 두 페이지 정도가 전부 연아 관련 글로 채워지고, 양념으로 마오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글…
이게 나쁘다 어떻다는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니에요. 저도 특정 스포츠 종목의 팬이고 특정 아이돌을 아끼는지라 “나는 다르다”고 결코 말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재범이나 2PM의 팬도, 연아의 팬도 아닌 입장이다 보니 (연아양 경기는 보지도 않았습니다. 관심 종목이 아니라 보니) 이번에 일었던 논란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졌지만 제법 외부인의 시점으로 볼 수 있었다고 생각되는데, 연아와 재범에게는 - 물론 한 명은 스포츠 스타이고 한 명은 기획사에 의해 키워진 대중스타라는 어찌 보면 큰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 어마어마한 팬덤을 거느린, 여러 사람들의 마음속에 Idol, 즉 우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들이란 공통점이 있죠.
제 눈에는 다르지만 같은 두 사람이에요. 그래서 이를 지켜보면서 든 의문은, 왜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과는 사실 아무런 상관이 없는, 말 그대로 타인의 삶에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지는가, 왜 남의 일거수일투족에 흥분하고 기뻐하고 슬퍼하는가 입니다. 말했다시피 저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대체 팬 문화라는게 왜 존재하는가, 왜 사람들은 끊임없이 우상을 만들어내고 갈구하며 소비하는가 하는 것은 생각해 보면 참 복잡해요. 김연아에 대한 열풍은 박지성이나 박찬호, 박세리의 경우에서도 보여졌듯 분명 일정부분 국가주의 혹은 지역주의가 반영된 듯 싶기는 하지만, 축구의 경우만 봐도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첼시, 아스날 등 한국 선수와는 관련이 없는 해외 클럽이나 해외선수를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고 일부 커뮤니티에선 각 클럽의 서포터들간에 싸움이 붙는 경우도 있죠.
그렇다면 스포츠만 해도 국가주의나 애국심을 가지고 해석하려고 해서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일테고…같은 대상을 지지한다는 동질감과 소속감일까요?
아이돌 그룹과 그 멤버들의 경우도 이들의 주 소비층이 10대이던 시절처럼 학생들의 억압받는 현실, 그러한 현실에서의 탈출욕구 및 대리만족 같은 것으로 설명을 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죠. 혹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억압되어 뒤틀려 있다는 증거일까요? 지금의 20대와 30대 역시 어린 학생들마냥, 혹은 그 이상으로 대학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사회에에서 억압되어 있기 때문에, 그래서 눌려있던 에너지와 욕망이 아이돌을 통해 분출되고 있는 것인지도. 현재의 아이돌 열풍이 현 정권과 시기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럴 수도 있겠죠.
하여튼 연아가 금을 딴다고, 자기 클럽이 챔피언이 된다고, 자기가 서포트하는 그룹이 1위를 차지한다고 그들 팬들의 삶이 윤택해지는 것도 아니고, 그들은 어디까지나 남인데 왜 그들의 성적에 따라 희열 혹은 좌절감을 맛볼까요. 어떤 팬은 자기 팀이 졌다고 자살까지 하고, 삼촌팬들은 자기 소녀들 1위 시켜준다고 음반을 몇십장씩 사재끼고…
연아팬들은 마오에게 비아냥과 조롱을…일본 마오팬들의 연아에 대해 공격성을 드러내고, 재범이와 2pm이 그들의 인생에서 뭐길래 또 그 팬들은 이렇게까지 격하게 반응하고 이제는 안티로 돌아서서 악플과 루머를 쏟아내고…
저도 팬질을 하는 입장이다 보니 이번 일을 겪으면서, 특히 외부자의 시선으로 이를 경험하면서 참 이상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는 왜 이렇게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반응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