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금니가 아파서 갔더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시크하게 아말감으로 할거죠? 물으시고 지지잉~
그래서 또 1회 진료후 충치치료 종료;
그런데 그 와중에
'윗 잇몸에 또드락지같은 게 났는데 이게 뭔가요?' 물으니
' 아. 그건 신경이 죽어서 고름이 생겨서 터지면 가라앉고 터지면 가라앉고 하는 겁니다'
아..;; 네...;; 그것참 무서운 말인데
그런 평상심으로 가득한 목소리.눈빛. 표정으로 말하는 건가요.
' 3일에 한번씩 신경치료 해서 대여섯번 해야해요. 내일 오세요'
' 담주 화요일부터 오면 안되나요? (다음날은 클수마스 이브였음. 이양반이;;;)'
' 아, 아무 상관없어요. '
'네..상관이 없군요'
' 이거 별건 아닌데요 신경치료 쭉 해보고, 그래도 안 나으면, 이를 뽑아야해요'
... 별게 아니라는 말과 이를 뽑는다는 말을 2초 간격으로 붙여 말하지 말아요.
이 무심한 양반아.
'그러니까 별건 아닌데, 신경치료 해보고 안되면 이를 뽑아야 하는거에요'
그런말 다시 반복하지 말라고 이양반아!!
앞니 하나쯤 없는 건 7살때 익스큐즈된거 아니었냐고 물을 모양인가요!
'네.. 그럼 담주 화요일에...;;'
간호사는 이미 듣고 있지 않아;
예약따윈 의미 없는 건가요.
2. 그래서 계속 다니고 있습니다. 신경치료.
드르륵드르륵 다녀봐도 ; 잘 낫지가 않네요; 선생님은 내 앞니 뒤쪽이 이미 구멍을 크게 뚫어놓고 계속 드르륵 드르륵 소독하고 쑤시고를 반복; 잇몸의 고름주머니는 좀처럼 없어지지 않습니다
아아아;; 물론 아프지는 않지만 어쩐지 가기는 싫네요.
그러던 어느날.
바야흐로 때는 몇주전 무한도전에서 권투특집 한 다음주 토요일.
아시다시피 무한토전 재방은 토요일 오전에 있습니다.
치과 의자에 누워서 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모니터에서는 권투특집이 방영되는 중.
선생님이 옆 환자 진료 끝내시고 제 의자로 오셔서
눈감고 입을 벌리고 준비태세 완료 !!하고 있으려니. 어째 기별이 없습니다.
실눈을 뜨고 기색을 살피니 선생님도 간호사도 모니터에 넋이 훨훨 나간..;;
그렇게 10초 경과.
선생님왈 ' 저게 뭔가..' 간호사 반항기 딸년처럼 무시하고 계속 모니터로 무한도전 시청
또 10초 경과
선생님 다시 왈 ' 저게 뭐야..?' 갸웃갸웃..
간호사는 여전히 대답없이 티비 시청에 몰입하고 그와중에 다시 10초 경과..
그리고 10초더 시청 후
내 대답도 응답없이 공중에서 스러지고
아무일 없었던 듯이 의료계 종사자 2인은 제 입에 드르륵 드르륵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어째서 이들은 이토록 나를 부끄럽게 하는 겁니까.
3. 오늘 또 갔습니다. 사실 그동안 가기 싫어서 한두주 빠졌거든요;
오늘 가서 또 드르륵 했는데 아프지도 않고 뭐 여전히 고름주머니는 말을 듣지 않습니다.
거의 주 1회씩 2달 다닌 터라 점점 의기소침 해지는 마음으로 누워있는데
' 아.. 이거 왜 안낫지.. 흠.. 이거 안나으면 이 빼야해요' 한번 더 무심하게 말씀하시는 닥터.
' 안빼면 안돼나요!!!' 참다 참다 애처롭게 터져나온 애원 한마디에
다시 시크하게 '아, 안빼도 돼요'
... 뭐여...;
' 안빼면 잇몸에 또드락지 있는채로 조금 신경쓰이겠지만 크게 문제될 건 없어요'
....; 뭐야 그뿐이었어?!!!
다른 이에게 전염된다거나 그모든 이가 어둠의 감염에 허덕이게 된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그냥 좀 잇몸에 신경쓰지 않으면 잊어버리는 또드락지가 존재하는 것 외에 별다른게 아니었어?
아니 이양반이!!!
'그럼 저 이 안뺄래요. 제 이 더 쓰는데 까지 써볼래요' 단호하게 말하자
' 아 그거야 본인이 선택할 일이고 안나으면 그렇게 하세요'
..... 고작 치료비라고 매번 2500원씩 받으면서 .
임플란트같은걸로 내 등골 휘게 하려는 속셈도 아니면서!!
뭐야 뭐야 뭐야!! ㅠ.ㅠ 속을 알 수 없는 그이.. 미스테리한 그 아저씨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