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6,7,80년대의 일본에 서양인 주인공이 뚝 떨어져서 이것저것 신기해하면서 일본인 파트너와
함께 활극?을 펼치는 류의 영화를 되게 좋아해요. 블랙레인이나 야쿠자나 뭐 그런영화들.
그러다가 갑자기 007에도 그런게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찾아봤어요. 007두번산다였
구요. 물론 이거 너무나 유명한 영화라서 드문드문 봤던 기억은 있지만 아무튼 너무 보고싶더라고
요......
어릴때 아빠가 007영화를 볼때 옆에 붙어서 봤던 적이 많습니다. 제가 초딩때는 피어스브로스넌
이 새 본드가 되서 시리즈가 다시 이어지기 전이라 007시리즈의 공백기였죠. 그래서 보게 되는
대부분의 007영화가 숀코네리나 로저무어의 것들이었는데 어릴때는 진짜 아무생각없이 봤는데
크고나서 오랜만에 본 007영화는 정말이지 정말이지 놀이공원 그 자체더군요....
아무래도 저는 피어스브로스넌 때부터가 익숙한데 숀코네리의 초창기 007은 그거랑도 분위기가
더 다르고 더 만화적이고 더 말이 안되고 완전 놀이공원이네요. 그래서 너무 웃으면서 재밌게
봤어요. 본드는 기본적으로 말이 많은 편은 아닌데 가끔씩 던지는 썰렁한 조크가 너무 웃겨요.
가령 일본에서는 남자가 우선 그 다음이 여자요. 서양에선 그렇지 않죠? 어쩌구 하니까...
본드가 은퇴하고 여기 와야겠군요.....라던지..... 여자 옷을 벗기면서 이게다 영국을 위해서야..
라던지.... 그리고 원래 그렇지만 여자랑 뭔가 분위기가 만들어지는게 정말 후다다닥이에요.
그냥 눈한번 마주치고 바로 키스.....거기다가 총은 절대 안맞고 맞아도 맞은것같지가 않고...
아무렇게나 어설프게 휘두르는 주먹에 다 쓰러지고..... 그런사이에도 슈트간지는 고수....
아저씨들이 괜히 좋아했던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웃기는게 숀코네리가 워낙 크기도 했지만 60년대일본에 숀코네리가 뚝 떨어지니 무슨 소인국의
걸리버가 된거같이 보이더군요. 같이 붙은 일본본드걸도 키가 워낙 차이나서 본드가 한발자국
걸을때 총총총 뛰어가야 속도가 맞아요....왜이리 웃기던지. 게다가 작정하고 서방세계에 일본을
소개하고 싶었는지 스모에 다다미방에 온천수목욕에 닌자훈련에 일본전통결혼식에 등등등...
진짜 웃기는건 그 유명한 카체이스 장면에서 적의 차를 아군의 헬기가 자석으로 끌어당겨 날려
버리는장면..... 그리고 나서.....우리 일본인 굉장히 효율적이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뭔가 본드캐릭터가... 섹스심볼이고. 남근의 상징같은... 남성의 환타지의 총집합
같지만....저는 아무리 봐도 본드에게서 섹스의 느낌을 받을수가 없어요. 물론 모든 본드영화에
서 키스하고 하면서 바로 다음장면으로 넘어가거나 해서 노골적으로 섹스신이 없지만. 그것때문
이 아니라 본드라는 캐릭터 자체가 뭔가를 열심히 땀흘리며 하는거 자체가 있을수가 없어요.
본드가 헐떡거리고 땀을 흘리며 피스톤-_-운동을 한다는건 전 말도 안되고 상상할수도 없습니다.
본드는 그냥 거기까지에요. 거기까지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