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꿈이었습니다.
계기가 된 사건은 언젠가 라디오에서 진행자가 게스트로 한 유명 소설가를 불러놓고 그 작가의 책을 읽어본 게 없어서 미안하다고 먼저 설레발을 떠는 걸 듣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뭣 같은 진행자가 있나 하면서 혀를 차다가
머릿속으로 라디오진행자 대신 그 작가와 시덥잖은 잡담대신 그 사람의 문학과 일생을 같이 이야기하는 자신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이 되고 그러다 보니 아 이거 참 좋은 경험이구나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마침내 귀납적 사고의 결과물로 직업으로 이런 일을 하면 참 재미있겠다라는 생각까지 하게 됐죠
책이나 영화 기타 여러 창조적결과물을 내놓은 사람들의 작품을 볼 때 나름대로 열심히 찾아보는 게 아직도 그 사람들의 인터뷰입니다.
대체로 하찮은 결과물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씩은 그 사람의 작품을 보면서 내 머릿속으로 그렸던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갑자기 확 변하는 순간도 종종 발생하죠
인터뷰로 유명한 책은 역시 히치콕과의 대화일텐데 아무래도 두 사람의 이름값 때문에 기대이상으로 평가받는다고 생각합니다.
한길사에서 나온 히치콕평전이 개인적으로는 더 재미있고 알찼던 기억이 납니다.
대체로 거지같은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월간조선이나 신동아를 가끔씩 챙겨보는 것도 그 책의 많은 부분이 인터뷰로 채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언젠가 강남교회목사 인터뷰를 보면서 참 얼마나 재밌던지
그 외 책으로 발행된 여러 가지 대담집이나 회의록등등이 있지만 다들 그럭저럭 재밌게 보는 수준외에는 별로
그래서 이런 종류의 책들이 잘 안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겠죠
개인적으로는 김윤식교수와의 인터뷰책이 좋았습니다.
지금 현재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인터뷰어는 대충 지승호, 이동진, 김혜리 3명일텐데 (강호동은 예외) 그래봤자 그렇게 유명한 것도 아니고, 전문적 분야로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것 같지고 않고 좀 안타깝습니다.
3분 다 장점이 있지만 그냥 개인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단점만 꼽아보자면
지승호는 좀 심심하고
이동진은 너무 교사에게 칭찬받고 싶어하는 모범생같고
김혜리는 대상자에 대한 배려심이 과하다는 점 등이겠죠
인터뷰어는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직업입니다.
대상자에 따라서 인터뷰의 양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겠죠
본인이 서태지의 음악에 대해 가장 잘 안다고 해서(비록 혼자만의 생각일지라도) 서태지와 가장 좋은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또 블루 칼라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과 화이트 칼라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을 상대하는 요령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죠, 성별이나 노소에 관한 구분도 마찬가지구요
상대를 편안하게 해 준다라는 것도 인터뷰어에게는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사상적으로 경직된 사람도 좋은 인터뷰어가 될 수 없겠죠
그래도 역시나 나이가 들어서도 도전하고 싶은 직업이라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 떠오르는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은 (한국사람뿐이겠죠 창작자와 통역을 사이에 두고 인터뷰하는 건 끔찍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경규
(본인의 일본유학 이후 한국의 오락프로그램 트렌드가 변한 것에 대해 묻고 싶어요)
조용필
(인정하는 선후배 가수들은 누가 있는가에 대해 묻고 싶네요)
이상득 & 최시중
(MB에 대해서 형들 입장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네요, 그러다 슬쩍 MB IQ도 좀 물어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