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우스를 봤습니다.

  • 태엽시계고양이
  • 03-06
  • 1,9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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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번 더 예매했습니다...

이로써 이번달도 벌써 파산 =_=;

하지만 후회하지 않아요!!! ㅠㅁㅠ

정말 이 연극은 놓쳐선 안 될 연극이에요!

그저께 조재현, 류덕환 버젼을 보고
오늘은 송승환, 정태우 버젼을 봤는데

보고 나서 내가 왜 이 연극을 진작에 안 봐서 류덕환 알런을 앞으로 세 번밖에 볼 수 없는 건가.... 한탄했습니다 ㅠㅠ

3월 14일이면 서울 공연이 막을 내리고 지방공연이 이어지는데
류덕환은 서울에서만 무대에 서고 나머지는 모두 정태우 원캐스팅으로 가더군요.

하지만 류덕환이 연기한 알런이 월등히 좋았어요!!
제발 올해가 류덕환 알런을 볼 마지막 기회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ㅠ

류덕환이 연기한 알런은 클라이막스에서 정말 에너지가 폭발해요.
객석까지 그 열기와 감정이 생생하게 느껴져요!

그에 비해 정태우는 감기에 걸린 것 같던데...
몸 상태가 안 좋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알런 캐릭터 해석 자체가 제가 생각한 알런과 좀 안 맞았어요.

겉으로 보기엔 얌전하고 유약하고 부모님 말을 잘 듣는 소년 같지만 3주일마다 자신만의 신과 의식을 치르고 환희에 젖는 알런의 모습이
류덕환 버젼에서는 진짜 접신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생생했는데
정태우 버젼에서는 그런 생명력이 잘 느껴지지 않더군요.
게다가 정태우는 외모가 소년이라기보다는 청년에 가까워서 좀 더 소년에 가까운 연기를 하기 위해서였는지 오히려 류덕환이 연기한 알렌보다 더 유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그게 제가 생각한 알렌과 너무 달라서 잘 몰입이 안 됐습니다.
류덕환의 알런은 17세 먹은 남자아이다우면서도 노련한 정신과의사를 뒤흔들어놓을 정도로 정말 카리스마있는 알런이었거든요.

류덕환의 알런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이사트를 '당신'이라고 부르면서 그때그때마다 상황에 맞게 어른한테 지기 싫어하는 치기어린 모습, 고집센 모습, 나중에는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동질감을 느끼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는데
정태우의 알런은 반말을 했다가 존댓말을 했다가 다시 반말을 했다가.. 호칭도 당신, 선생님 막 오고가고... 그러는 게 별로 캐릭터의 감정선을 디테일하게 표현했다기 보다는 그냥 어수선해 보였고요.

제가 너무 류덕환과 정태우의 연기를 비교해서 너무 편파적이고 개인적인 감상이 아니냐...고 하실 분도 있을 것 같지만,
저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알런이 접신이라도 하는 듯한 고양감으로 가득한 장면으로 1막이 끝났을 때,
류덕환이 연기한 버젼에서는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지만,
정태우가 연기한 버젼에서는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았거든요.
또 결말에서도 정태우의 알런은 오히려 송승환의 다이사트에게 눌려서 별로 인상깊지 않았고요.

알런 얘기는 이쯤하고 다이사트 얘기를 해보자면,
조재현과 송승환의 다이사트는 둘 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조재현의 다이사트는 대사가 약각 문어체의 느낌이 들어서 좀 딱딱하고 어색한 느낌이 들었지만,
대신 중간중간 극의 긴장을 적절히 풀어줄 정도로 유머러스한 부분도 잘 살려줘서 좋았어요.
조재현의 다이사트는 왠지 처음 일을 시작할 때의 포부와는 달리 그냥 먹고살기 위해 습관처럼 일하는, 그러면서도 그걸 한편으론 자각하고 있고, 거기에 자괴하는 지친 직장인처럼 보였습니다.
조재현의 다이사트는 좀 까칠하면서도 공감이 가고 귀여운 구석도 있는 아저씨였습니다 ㅎㅎ

그에 비해 송승환의 다이사트는 대사가 굉장히 자연스러웠고, 주변사람들을 편한하게 만들어주는 진짜 정신과의사 같았어요.
홍보문을 보니 송승환의 알런은 역대 알런 중 가장 부드러운 알런이었다는데 그게 수긍이 가는 연기였습니다.

송승환과 류덕환 버젼의 에쿠우스도 보고 싶었는데, 불행히도 남은 회차는 모두 조재현과 류덕환 버젼뿐이네요 ㅠㅠ
그래도 볼 수 있는 회차는 전부 보고 말겠어요!
정말이지 이 연극은 제가 본 연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연극이 될 것 같아요.
일년에 한 번씩만이라도 정기공연을 해주면 안 될까요....ㅠㅠ

...연기하는 류덕환을 본 건 이 연극이 처음인데, 팬이 되버릴 것만 같습니다.
아니 이미 되버린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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