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조로 자기 비하는 잘 하는 편이긴 한데 흔하디 흔한 우울증 같은 증세는
없을 정도로 별 생각없이 삶을 살아온 편입니다.
그런데 최근엔 평소보단 많이 우울하네요. 이 비루한 삶에 대해 걱정이되요.
30대 비정규직에게 미래가 있을까요. 도대체 이렇게 벌어서 집 장만은 커녕 결혼이나
할 수 있을까요. 하루 하루가 가는게 무섭고, 한 해 한 해가 가는건 더 무섭네요.
그야말로 빼도박도 못하고 이런 하찮은 삶이 계속되고 말 것이라는 확신이 더해가니까요.
나보다 더 못한 사람도 열심히 산다는 위로는 의미가 없어요. 더 못해봤자 고작 임금으로 따진
데도 수십만 차이, 저보다 더 여유있는 사람들은 임금도 엄청난 차이, 삶의 질과 여가 시간에
있어서도 차이가 나겠죠. 불규칙한 근무시간은 자기 개발할 여지도 별로 주지 않아요. 자기 개발
할 돈도 없죠.
이렇게 살아서 무슨 부귀 영화를 누릴 수 있을까요.
물론 전 우울하지만 그렇다고 목숨 끊을 용기는 없습니다.
미용실에서 본 잡지에 자살을 도와준다는 스위스의 어떤 인물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그런 청탁이 스위스에선 가능한건지 자세히 읽지 않아 모르겠지만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고통 없이 갈 수 있다면 썩 나쁘지 않겠다 싶기도.
뭐 때문에 살까요. 정말 이러다 벼락 맞을 정도로 운좋으면 인생역전이 가능하리라는
어마어마한 확률에 기대고 사는걸까요. 돈이 전부가 아닌데 돈이 없으면 살 수가 없네요.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