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빅터스 - 국내 포스터가 재밌는게 원래 제목인 인빅터스가 부제로 쓰여서 본제목이라 할 수 있는 우리가 꿈꾸는 기적이 포스터 카피처럼 사용됐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포스터에 카피가 없는 아주 드문 사례를 남겼어요. 원제를 풀어서 제목을 지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네요.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가 괜찮고 감동도 종종 받았지만 필요이상으로 상영시간이 긴 작품들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인빅터스도 한 2시간 정도로 압축했으면 더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재밌게 봤어요. 의외로 시간이 금방 갔고 주제가도 좋았어요. 영화 때문에 따로 만든 게 아닌 당시 럭비월드컵 때의 축하공연에서 불렀던 노래 같던데 귀에 남네요. 남아공 인종차별에 관련된 공부도 되고 중립적인 태도도 마음에 들었어요.
많이 알아보지 않고 가서 전 당연히 축구가 소재일 줄 알았는데 럭비라서 당황했어요. 럭비월드컵 있는 거 이번에 처음 알았지 뭐에요. 찾아보니 20년도 더 된 4년 주기 행사라는 거. 배경지식이 너무 없으면 받아들이기가 좀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130분이 넘는 영화인데 후반부 럭비월드컵 장면만 30분이 넘게 진행됩니다. 거의 실시간. 스포츠 관심 없으면 따분할 수도 있겠더군요. 이미 답이 나와있는 내용이기도 하고.
기술적인 기교를 그렇게 부리지 않았는데도 럭비 자체가 굉장히 거친 운동인데다 대형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운동이라 역동적인 순간이 많습니다. 모건 프리만 연기보단 맷 데이먼의 연기가 더 좋았어요. 모건 프리먼은 자꾸 작년에 터졌던 스캔들이 생각나서 몰입이 안 되요. 맷 데이먼의 고무줄 체중 조절은 정말 신기해요. 금발로 염색하니 또 달라보이데요. 렌즈도 낀거죠? 초록색이었던 것 같은데.
이스트우드가 하도 단시일 동안 걸작을 줄줄이 쏟아내서 이번 영화는 상대적으로 영화상에서 찬밥신세가 된 것 같아요. 좀 더 시일이 지나고 나서야 이 영화의 가치가 살아날 듯 합니다. 체인질링이랑 그랜토리노 본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신작이 개봉되니 분명 상당한 수작인데도 웬지 범작같은 느낌이에요. 진짜 씨네21 20자평처럼 대작은 소품처럼 다루는 장인정신이 놀랍습니다. 현재 상영관은 많지 않지만 전 이 영화 추천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일반 디지털로 봤는데 재미없었어요. 지루했어요. 시계도 많이 보고요. 앨리스의 여정에 있어 긴장이 하나도 안 되요. 지나치게 cg를 사용해서 불만이기도 하고요. 팀 버튼은 목자르는 걸 너무 좋아해요. 이 영화에선 주로 대사로 목자르겠다고 엄포를 놓긴 하지만 그래도 댕강댕강 떨어져나간 목 보며 흠짓 놀라게되요. 미국에선 대박 났더군요. 개봉 첫주에 월드박스오피스로 2억불을 뽑다니 3월 개봉작 많나요? 역대 3월 개봉작의 기록을 전부 갈아엎은 것 같아요.
붉은여왕 부분 좋았고 그녀의 비애도 공감했어요. 하얀여왕 역의 앤 해서웨이는 좀 더 가녀린 배우가 했다면 좋았을 것 같고 언제나 그랬듯 조니 뎁은 저에겐 별 매력없는 배우라 싱숭생숭. 앨리스 역 맡은 배우의 머릿결이 예뻤어요. 전반적으로 이상한 나라가 아닌 네버랜드로 돌아간 앨리스를 본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