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활동하는 곳에는 며칠 전에 올려 봤었고... 듀게는 줄곧 눈팅만 하다가
게시물이나 하나 써볼까 싶어 (서태지와아이들 팬이었던 분이 아직 남아 계시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올려봅니다. 서태지와아이들 '하여가' P/V, MBC "결정 인기가요" 버전. 1993년 여름.
1. 태지보이즈의 하여가는 사실 두 종류의 프로모션 비디오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 그 흑인 댄서들 나와서 솰라솰라거리는 버전 - '굿바이 베스트'와 '15주년 기념 DVD'에
수록(뒷부분이 일부 편집되었더군요)되어 있어서, 팬이라면 다들 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영상은 기억하는 분들이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사실 두 가지 버전 모두 MBC에서 제작했었죠.
공식 P/V는 '특종 TV연예'(현 섹션TV연예통신의 전신)에서 최초로 컴백하며 공개했었고,
그 다음에 만든 게 바로 이 '인기가요' 버전. 지금 보니 참 촌스러운 연출도 많군요(....)
저 때만 해도 저런 모핑기법 같은 게 최신 기술이었지만. (사실 마이클 잭슨의 빗잇도 지금 보면 좀 촌티팔팔...)
1-1. 인기가요라고 하니 요즘은 SBS부터 떠올리겠지만, 당시는 MBC '여러분의 인기가요'.
반면에 KBS는 - 일본 TBS의 '더 베스트 텐' 제목을 베낀 - 가요톱텐.
SBS는 뭐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95년도까지 지방에는 SBS가 나오질 않아서(...)
MBC의 고재형PD가 그 당시 서태지와 아이들의 영상 부분을 거의 전담하다시피 관여했었고
그 인연으로 서태지는 자신의 거의 모든 음악이벤트를 MBC와 제휴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몇 가지 예외가 있다면 1994년 컴백 콘서트, 2004년 교감(交感)서태지 공연을 KBS에서 하고
2009년 ETPFEST를 SBS에서 방영한 것 정도.
1-2. 각설하고, 당시 방송사측 입장에선 이런 걸 만들 수밖에 없었겠죠. 그 전까지는 가수들이
방송국에서 콜하면 제주도든 마라도든 방송국까지 한달음에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고
바로 튀어나오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놈의 종자들은 예전의 고분고분한 애들과는 좀 달랐죠.
생각해보니 "재충전"하겠다고 잠수탄 게, 이 양반들이 최초였죠. 그리고 가요 순위프로에
1위후보인데도 안 나오는 개김성 충만한 똘끼를 보여주기도 하고... 그러니 방송국으로서는
1위후보 노래는 틀어야겠는데, 전에 방송한 쇼프로 계속 틀기도 뭐하고 해서 이런 걸 만들었겠지요.
하지만 팬 입장에선 이게 이해가 갑니다. 1집 당시 너무 과도한 활동 탓에 이주노는 맹장 수술하고
회복이 채 덜 된 상태에서도 콘서트 무대에 올랐고, 서태지도 산소흐흡기 끼고 사흘 동안 쓰러져 있었죠.
그래서 1집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쪽과 결별하고 2집부터는 요요기획으로 활동했는지도 모르겠지만.
1-3. 현 시점에서 돌이켜보자니 지금의 아이돌 가수들은 오히려 서태지와아이들 시절보다
더 퇴보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권력은 다시 가수로부터 박탈당했다... 그런 느낌?
2. 여튼 본가 이사할 때 웬 비디오테이프가 나와서 뭔가 하고 봤더니 이런 왕건이가 등장할 줄은 몰랐죠.
사실 이것도 제가 녹화를 한 게 아니라, 당시에 옆집 이사갈 때 아무 생각없이 주워 온 비디오에
녹화되어 있었지요.... (뭔가 요상한 게 담겨있을 거라고 어린 마음에 기대했던 것,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흠흠)
2-1. 그런데 영상 첫머리에 나오는 엄정화 누님의 '눈동자' .....
93년도에 저랬는데 지금도 여전히 활동 중....
진정한 비천어검류 계승자는 서태지만 있는 게 아니었어 OTL (대체 몇살이야...)
그 외에도 추억의 얼굴들이 발굴한 자료 여기저기에 잔뜩 끼어 있는데, 이거 꼭
군대시절 수양록 발굴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손발리 오그라 들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