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친척 어르신 댁에 갔다가.. 희한한 물약을 발견했습니다.. 뭐 아는 사람이 약을 팔았나봐요.. 밥 먹을 때 국에다 좀 타 먹으면 몸에 좋다나.. 전 그땐 너무 어렸는데.. 대학생 혹은 사회인이었던 형들이 난리가 났더군요.. 친구가 국과수에 있는데 성분 분석 부탁 좀 해볼까.. 이거 딱 봐도 영 아닌데 이거 드시지 말고, 사지도 말라고(한마디로 이거 권해준 그 친구분 사기꾼이라고) 어떻게 얘길 해야 잘 이해하실까.. 하여간 노인이 돈은 좀 있으니까 주변에서 아주 난리구나 하면서..
핸드폰이나 집전화로 지겹도록 오는 전화 중에 땅사라는 전화가 있지요.. 신문에도 광고가 많고요.. 그런 전화 받을 때마다 그렇게 시가 폭등이 확실한 땅이면 그냥 니가 사라...고 할 시간도 아까워서 그냥 끊습니다만..
지금 졸지에 그 피해자의 심정이 되어버렸습니다.. 또 다른 어르신이 투자를 하셨나봐요.. 전화를 받고 돈을 넣으실 분은 아닌데.. 아는 분의 아이가 부동산회사에 들어갔고.. 그 분의 권유로 그 분과 함께 그 회사의 프로젝트에 꽤 많은 돈을 넣으셨습니다.. 결과적으로 지금 그 아이는 회사를 관두고 유학을 갔고.. 잘 될거라던 개발은 나가리가 되었습니다.. 피해자들끼리 뭔가 건져보겠다고 나름 뛰고 있는 모양인데.. 이 지경까지 온 후에야 gg 치고 니가 좀 알아보라고 하시네요.. 간단히 인터넷 검색만 해봤는데도.. 아주 대표적인 기획부동산 피해 사례네요.. -_-
초반부터 개입된 게 아니다보니 도대체 그 많은 돈을 넣고서 뭔 권리를 얻으셨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겠고.. 나름의 자구책이라는건 또 다른 사기는 아닌지 걱정되고.. 제가 뭐라 해 드릴 말씀도 없네요.. 그 돈 그냥 날리신 거라고 하려니.. 먹먹.. 기획부동산의 피해자들이 그나마 취할 수 있는 대책이 뭔지.. 전혀 관심없었던 분야를 공부해보려니 죽겄습니다..
젊은 나이에도 물론 사기 많이 당하고 실수 많이 합니다만.. 젊은 시절에 총명하셨던 분들도 나이가 드시니 확실히 판단력이 흐려지시더군요.. 더 겁나는 건 본인이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걸 인정하실 경우에.. 엉뚱한 사람의 말을 너무 잘 믿고 따라버리는 경우가 나타나더라는 겁니다.. 그 사람이 한 말이니 확실해.. 그 사람은 나한테 해코지 할 사람이 아니야.. 어휴..
뉴스에서 사기꾼들이 노인분들 모셔다놓고 관광 시켜준다고 하면서 옥매트, 가짜약 팔아재낀단 소식 보면서 나쁜놈들이라고 욕하고.. 도대체 저런 말도 안되는 사기에 넘어가는 건 뭐란 말인가? 싶기도 한데.. 제 주변의 경우와.. 얼마 전 신문에서 노인들 혼자 있는 집에 보일러 점검해준다고 가서 대강 손대놓고 수십만원 받아갔다는 사기꾼들 소식을 보니.. 나라고 안심할 수도 없구나.. 결국 늙어도 죽을 때까지 누군가를 경계하고 정신차리려고 노력해야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먹먹하네요.. 이런 크고 작은 피해에 부모님도 예외가 아닌 경우를 보면 더 그렇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