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섞인) An Education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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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에듀케이션 봤습니다. 아주 작은 극장에서요.
좋다 좋다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우연히 그 전날 본 알모바도르 감독의
브로큰 임브레이스스 쪽이 저는 더 좋았지만, 충분히 매력넘치는 영화였어요.


예쁜 영화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영국교복이라든가, 섬세한 인테리어
주인공 남자의 파트너인 남자의 센스넘치는 목도리나 바지같은 것들이
다 좋았어요. 그렇지만 역시나 저는 그 전날에 알모바도르 영화를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강렬하고 선명한 색감에 아직 사로잡혀서 영국영화의 색깔의 조용한
재치가 좀 눈에 덜들어왔어요. 프리 라파엘라이트는 저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 본 번존의 그림보다 그 전날 페넬로페 크루즈와 커피를 마시던
여자의 오렌지색 정장과 손에 쥐어진 빨간 다이아몬드 무늬의 에스프레소 잔이 더 강렬했어요.

정말 좋았던 건 30대 남자와 16살 여고생의 화학반응을 편견없이 잡았다는 거였어요.
남자주인공의 미소는 사람을 사로잡는데가 분명히 있었어요. 비속에서 만난
여주인공이 이름을 소개하는데 very good 이라는 드물지도 않은 대답을 하는 순간부터
억지없이 사람을 웃게하고 분위기를 사로잡을 줄 아는, 유연한 설득력을
가진 남자였구요. 제니는 그 사람이 제공할 수 있는 세계 이상으로 그 남자에게
반했어요. 남자 역시 제니의 타고난 감각이나 흡수력, 순수함 그리고 심지에,
놀라운 성장에 점점 더 빠져들었고, 영화는 그 모든 순간을 보여줬어요.
그 둘의 연애는 진짜였습니다. 물론 그 둘 사이에는 남자의 경험과 돈
그리고 여자의 젊음의 교환도 존재했고 중요한 요소였지만 감정 이후에 따른 거지
애초에 계산된 매매가 아니었습니다. 둘의 관계는 결국은 세상의 편견들에서
조금도 어긋나지 않은 결말을 맞아요. 어쩌면 교육은 그건지도 모르지요,
다르다고 생각해도 사실 다를 것 없어, 라고. 그렇다 해도 그 둘 사이의 설렘과
시간들이 갑자기 정말 사기가 되어버리는 겁니까. 남자는 분명 형편없는
이상에도 현실에도 살지 못하는 무책임한 사람이었지만 제니도 남자도
서로의 매력을 잘 알아주고 흠뻑빠져서 다시 오지 않을 특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에 비해 마무리는 다른 걸 바라는 건 아니었지만 지나치게 바람직한 정리를 위해
노력하는 게 보여서 좀 껄쩍지근했어요. 제니는 교육의 의미도 찾았고,
파리도 다시가겠죠.

아니라고 해도 영화는 설득력있는 인물들과 잘 짜인 대사들로 가득해요.
너무 전형적인 감은 있어도 여학교 교장 엠마 톰슨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마지막에 제니가 다시 찾아갔을때의 옅은 웃음은 아주 옅지만
제니가 된 마냥 선명하게 느껴졌어요.
"I suppose you think me a fallen woman."
"oh, you're not a woman." (!!!!!!!)
다른 코메디나 날렵한 순간들은 아껴둘게요.


음, 영화가 참 디테일한 건 다른데서도 보였는데,
전 웃기게도 남자주인공의 몸매였어요. 요새 일부러 코믹한 연출이 아니고
거기다 이런식으로 "glamorous older man" 매력있는 키다리 아저씨같은 역할이라면
예외없이 근육질의 다듬어진 몸매의 배우들이었던 기억입니다.
이 아저씨는 한두번 웃통을 벗고 나오는데 꽤나 나온배에
팔에 있을지도 모르는 근육 역시 살에 덮혀있고
결정적으로 나온 배에 거칠어보이는 털이 어지러이 T자로 나있었어요...



-여주 캐리 멀리건의 인상이 참 총명해보이면서도 귀여워서 보기 좋았어요.
아주 영리한 개와 고양이를 섞어놓은 듯한 얼굴입니다. 몸은 가늘고 민첩해보이고.
연기에 박자감이 있었어요. 특히 어설프게 담배를 피우는 모양이나
초반에 바닥에 누워서 샹송을 부르는 모습, 또랑또랑 의견을 말하는 진지함이
멜로드라마틱함 없이 진솔했고 목소리 톤에까지 저는 반했는데,
반해서 찾아간 imdb에서는 이사람이 섹스어필이 없다면서 놀림당하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강력하게 섹시한 인상은 아니지만, 방어해주는 사람들마저
매력이 성적인 매력밖에 없냐! 그 외에도 충분히 매력적일수 있다 라는 요지로
말하고 있는 걸 보니까 조금 슬퍼집니다. 누군가 한국의 미녀상은
십대후반의 2차 성징이 완전하지 않은 쪽에 맞춰져 있다고 한 걸 읽었는데
어떤 특정한 요소들에서만 여성성을 찾기는 그쪽도 마찬가지다 싶었어요.
미적감각에서도 주체성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새삼 교과서같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캐리 멀리건이 오만과 편견에서 키티로 나왔다는 건 오히려 기억을 못하겠는데
전 금발머리 여자분쪽을 알아봤어요. 큰 언니 제인이었지요. 정말 차분하고 우아한 제인같은
인상이었는데 그 와중에 멍한 표정을 가끔하는데 혹시 다른데선 빔보스러운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정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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