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에서 문득 떠오른 쓸데없는 분노에 대한 바낭

  • 루이와 오귀스트
  •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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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분노해야 할 큰 것들에는 조금씩 무디어지는 대신 자잘한 것들에 필요 이상으로 분노하는 날들입니다.

요 근래 커피전문점에 바라는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커피전문점의 폭발적인 증가 속도만큼이나, 옆 사람을 위해 조용히 해주는 사람들도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물론 친한 친구들 많이 만나면 목소리가 조금 커지긴 합니다. 이해하지요. 그런데 왜 반드시 공항동 비행기 착륙 소음보다 더 큰 데시벨로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지, 왜 문장의 첫 음부터 '솔'이나 '라' 로 시작해야 하는지. 커피전문점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사람들은 다들 단체로 가는 귀가 먹어서 그 음역대와 그 음량 아니면 상호간에 의사소통에 심각한 장애라도 발생하는 건지.

저번에 한 번은 어느 정줄 놓은 분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럼 매너모드를 해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음량을 상한선까지 올린 버튼음이 띠링띠링;;; OTL 그 좁은 흡연실 안이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그 왜, 알만한 흡연자분들은 아시잖습니까. 흡연실은 좁은데다가 유리벽으로 막혀 있어서 소리가 바깥보다 2배는 더 우렁차게 들린다는 거.

한 15분 정도 참았나봅니다. 알아서 멈추겠지 하면서 기다리다가 마침내 폭발해서 다가가서 말씀드렸습니다. '저기 죄송한데요, 핸드폰 좀 진동으로 해주시죠?' 이 분, 수염이 거뭇거뭇한 아자씨가 위협적인 눈빛으로 싸늘한 멘트를 씹어 뱉는 거에 기분이 상하셨는지 약간은 불쾌하다는 눈빛으로 사무적으로 '죄송합니다' 하시더군요. 차라리 처음부터 말씀 드릴 걸 그랬나봐요. 그랬더라면 그렇게나 분노를 축적했다가 터뜨리듯 말하는 건 피할 수 있었을지도요.

나이드신, 공공장소에서의 에티켓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채로 거의 평생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커피 전문점에 오시면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전철에서 시끄러운 사람들이나 자리 비켜달라고 행패 부리는 노인분들 보면 얼굴 찡그리며 곧바로 집에 돌아와 인터넷에 투덜투덜하는 사람들이 커피 전문점에 와서 친구들만 만나면 거 무슨 예비역들이 예비군 훈련 때 군복만 입으면 인격이 바뀌는 것과 비슷하게 안면 싹 몰수하고 자기네 내밀한 이야기를 만방에 broadcast 해야 하는지.


아직도 미스테리입니다. 극장 말고도 옆 사람을 위해서 적당히 조용히 해주는 센스가 필요한 곳은 많고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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