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 팬덤에 대한 학술적 논의 : '스타를 관리하는 팬덤, 팬덤을 관리하는 산업'

  • 자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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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오지랍퍼가 되는군요.

최근에 제가 논문을 읽고 발제할 일이 있었는데, 2PM 팬덤을 대상으로 한 논문이었습니다.

참세상에 기사를 쓴 정민우씨가 공저자로 쓴 논문이구요. 발제용으로 내용 요약한 것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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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를 관리하는 팬덤, 팬덤을 관리하는 산업 '2세대' 아이돌 팬덤의 문화실천의 특징 및 함의 / 정민우(중앙대 사회학과 석사과정), 이나영(중앙대 사회학학과 교수) <미디어, 젠더&문화>(12호)


내용 요약

팬덤의 정의: 특정 대중스타의 팬 집단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 나가는 문화. 스타가 만든 스타일와 취향을 자신들의 선택과 기호에 맞게 재가공하여, 이를 매개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자발적인 문화형식을 창출함. 이 논문의 연구자는 팬덤을 스타와의 관계 뿐만 아니라 스타를 생산해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과의 관계속에서 이해해야된다고 보고, 문화적 실천으로서의 팬덤과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영방식간의 상호관계를 규명하고자 함. 구체적으로 팬덤이 스타를 향유하는 지배적 방식이 변화하였다고 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1세대(hot, 젝키, 신화, god까지)와 2세대(동방신기, 슈퍼주니어, 2pm)팬덤의 구별들을 통해 살펴봄.

한국에서 아이돌 팬덤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경향은 크게 2가지 인데, 팬덤을 일방적 소비가 아니라 주체적인 하위문화의 실천으로 이해하고, 문화적 저항의 가능성을 주목하는 경향과,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주로 젊은 여성들의 문화소비로, '빠순이'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비판함. 이를 통해 팬덤 현상과 팬픽 문화 등을 통해 이성애적 욕망의 표현과 여성의 쾌락이 향유될 수 있는 방식들을 발견하고자 함.하지만, 기존 연구에서는 팬덤 문화실천의 주요한 특징으로 이해되는 여성들의 '소비'가 구체적으로 무엇에 대한 소비이며, 어떠한 조건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과의 관게는 무엇인지는 규명되지 않은 한계가 있음.

1) 1세대 팬덤

2003년을 기준으로 1세대 아이돌 그룹 활동 중단 및 월드컵의 영향 등으로 팬덤은 단절을 겪음. 특히 면접에 따르면 콘서트에서 동질적인 팬들이 일사분란하게 스타를 응원하고, 라이벌 그룹에게 안티행위를 했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다고 함. 당시의 팬덤 문화는 다른 스타의 팬클럽을 의식해서, 다른 팬들을 기죽이기 하게 위해 실천되는 측면이 있었다. 또한, 스타의 복장 혹은 머리스타일(염색한 칼머리) 등을 일상생활에서 구현하고, 스타와 자신을 동일화하는 문화실천을 보였다고 함. 이런 1세대 팬덤은 아이돌 그룹과 기획사관의 불평등한 계약관계, 노동조건으로 인해 신문광고, 집회, 시위, 서명운동을 진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연문화 및 가요프로그램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는 집합적 실천을 하였음.

2) 2세대 팬덤

한국 대증음악계는 90년대 말 홍보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위기와 CD에서 디지털 음원으로의 전환을 겪었음. 스타의 생명이 짧아지고, 손익분기점이 높아진 상황에서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원소스멀티유즈 방식 및 스타와의 친밀성을 상품화하거나, 팬덤과 관련된 파급상품을 수익모델로 삼음.(정규, 싱글, 리패키미, dvd, 벨소리, 화보집, 스타의 문자 메세지를 판매하는 UFO 타운 서비스 등) 이제 아이돌 스타는 '가요계'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활동하며, '대중음악은 스타가 되기 하 선택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었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시장 자체도 세계화 되었으며, 특히 한국의 경우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이 두드러짐.

3) 팬덤 관리경영

이런 변화에 따라 팬덤은 기획사에 있어 그 자체로 주요한 수익 풀이 되었음. 산업에게 있어 팬들은 파급 사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주는 부가적 시장일 뿐만 아니라, 시장의 트렌드와 선호에 대한 가치있는 피드백을 무료로 제공하는 존재임. 음원 뿐만 아니라 화보, 문자 등을 비롯한 산업의 다변화된 수익 모델은 팬덤이라는

수익 풀을 포착함으로써만 유지, 재생산될 수 있고, 메이저 3대 회사 S, Y, j 은 팬덤 관리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기획사의 팬덤 관리는 스타의 음반, 음원 관련 상품 정볼르 홍보하고, 파급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데에서부터 이미 확보된 팬덤을 활용해 자사 스타의 팬덤을 확장하거나, 초기 팬 형성을 위해 이미 확보된 팬을 '스카우트'하는 등 다양하다.

4) 2세대 팬덤의 문화실천 양상

1. 유동적인 팬 정체성과 구매력을 가진 '누나' '고객님'

1세대와 달리 2세대 팬은 '빅뱅'과 '샤이니', '2PM'의 팬이 동시에 되는 것이 가능하다. "샤이니는 누나들의 희망, 2pm의 누나들의 욕망'이라는 명제가 보여주듯 각 스타들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다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서로 다른 컨셉으로 활동하기 때문이고, 활동 시기가 겹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  이런 유동적 정체성은 팬덤 내에서 팬 스스로를 '고객님'으로 호칭하는 데서 드러남.(이는 2pm의 한 멤버가 다른 멤버를 '고객님'으로 지칭한데서 비롯됨) 이제 팬들은 추종자이기 보다는 욕망에 따라 스타를 향유하며 스타에게 자신들이 바라는 고객감동을 요청하고 제언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소비자로서 스스로를 위치지음.  스타와 팬덤과의 관계는 상품과 소비자의 관계가 됨. 그렇다면 이 때 소비되는 것? 팬덤 내에서는 2PM의 육체와 섹슈얼리티를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팬을 가리켜 '때팬'으로 지칭. '때묻은 팬'의 약어로 순수한 열광이 아니라 스타의 육체와 섹슈얼리티에 대해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향유하고 즐기는 모습 때문. 근육이나 어깨, 엉덩이, 쇄골의 사진과 이미지를 향유하고, 패러디물로 반영하고 즐기는 이들은 온라인 팬덤 내에서 부정적이거나 희화화된 방식으로 의미화되기보다는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며, 2PM의 대중적 인지도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권장되기도 함. '때팬'으로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육체와 섹슈얼리티의 향유하는데 있어 정당성을 획득하는 것은 2PM멤버들보다 나이가 많은 20대 중반 이상의 '누나'들이다. '누나'들은 연령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을 통한 구매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때팬'으로서의 정당성, 즉 권위를 가질 수 있다. 누나들의 구매력은 3가지 차원의 의미를 갖는다. 1) 때팬으로서 스타의 육체와 섹슈얼리티를 향유할 수 있는 상징적 구매력이다. 2) 수십장의 앨범과 무수한 파급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재정적 구매력이다. 3) '개처럼
돈 벌어서 걍 우래기들 하고싶은 대로 하게'해주고 싶은 상상적 구매력이다. '누나'들은 자신의 평범하고 비루한 일상 속에서 2PM이라는 스타의 의미를 길러낸다. 이 누나들에게 온라인 팬덤은 '시궁창'같이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사회생활로부터 벗어나 상징적, 재정적, 상상적 구매력을 남성 스타에게 이성애적 방식으로 발휘할 수 있는 도피이자 향유의 공간이다.


5) 엔터테인먼트 산업 체계내에서의 자기규율 : 일코와 Love & Respect

기획사와의 직접적 관계가 중요했던 1세대 팬덤과는 달리 2세대 팬덤에게 중요한 것은 산업 체계 내에서의 자신들의 역할과 위치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음악프로그램순위 산출방식이나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의 순위가 집계되는 방식 등 음악 산업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공유된다. 예능프로그램 등에서의 여자 연예인들과 친밀한 모습을 보이는 남자 스타의 행동에 대한 팬덤의 차분한 대응을 지칭하는 '내 남자의 비지니스'는 자신의 스타가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재현하는 모습이 결코 리얼이 아닌 비즈니스 일의 차원임을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들이 이러한 '비즈니스'에 개입해 있는 행위자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물론, 여전히 1세대 팬덤 처럼 스타와 친밀하게 보이는 여자 연예인에 대한 안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슈퍼주니어 팬들은 소녀시대 제시카가 슈퍼주니어와 찍은 사진에 대해 엄청난 욕설과 비난으로 대응한 바 있음.)

이제 스타의 인기와 영향력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는 존재로서 팬덤 스스로를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며, 팬덤 내부에서 규제적인 방식으로 작동한다. 1세대 팬덤에서 보여지곤 했던 스타에 대한 동일시와 그에 기반한 자기표현적 하위문화는 오프라인 일상생활에서는 자제된다. 팬덤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팬이 스타의 팬임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감추는 행위를 '(일)반인 (코)스프레'라고 한다. 20대 이상의 여성 팬들의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팬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을 스스로 가리키기 위해 사용됨. 한편, 2pm 온라인 팬덤에서 한 페이지에 한 개 꼴로 올라오는 '규칙글' 및 팬덤 내부의 자정을 요청하는 글들은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허용되지 않는지를 끊임없이 재구성한다. 따라서 '순갈캡쳐, 혐오짤' ,'멤버들 사생활 관련 글', '팬픽/커플성 발언글', '타 연예인/타 팬덤에 대한 비방글'은 스타의 이미지를 위해 금지된다.

1세대에서 '열성팬'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뭉뚱그려졌던 팬덤은 내부의 계속적인 규체를 통해 적법한 팬과 그렇지 않은 팬을 구분하며 '진짜'와 '가짜' 팬덤을 분리한다. 팬덤에가 자주 언급되는 Love & Respect 라는 명제는 Love는 Respect를 통해서만 진정한 의미를 획득한단느 의미이다. 이때 끊임없이 요구되는 것은 팬으
로서 스타와의 관계에 대한 '수위조절'과 일정한 거리두기이다.

7) 스타를 관리하는 팬덤, 팬덤을 관리하는 산업

2PM 온라인 팬덤에서 공유되는 목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시장 경쟁에서 “우래기들[스타]”을 생존시키고, 더 나아가 정상의 자리까지 올려놓는 것이다. 스타에 대한 열광이 ‘2세대’ 팬덤의 충분조건일 수 없게 된것이다. 새로운 앨범을 낸 스타를 ‘1위[로] 만들기’ 위해 팬덤은 음반 및음원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온라인 투표에 조직적으로 참여하며, 돈을 모아 ‘일반 대중’들에게 휴대폰 벨소리를 선물하기도 한다.

‘1세대’ 팬덤에서도 자신들이 열광하는 스타를 위해 앨범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앨범판매량을 높이거나 음악 프로그램 및 연말 시상식에서 1위를하게 하는 단기적 목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과 전체적 전망 하에서이 러한 ‘1위 만들기’가 하나의 계기로 여겨지며 실천된다는 점은 ‘2세대’팬덤의 특징이다. 2PM 온라인 팬덤은 사진과 동영상 등 스타의 재현물을 보면서, 자신들의 적극적인 관리와 지원이 가능케 한 높은 음반 및 음원 판매량과 음악순위, 저널리즘의 긍정적인 평가 등을 보면서 ‘엄마미소’를 짓는다. 이제 팬덤은 불확실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속에서 자신들의 스타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기획하고 적극적으로 기획사에 향후 활동과 컨셉, 스타의 캐릭터 등에 대해 제언을 개진한다. 이를테면, 2PM 온라인 팬덤에서는 스타의미래를 상상하며 ‘서바이브’하기 위한 2PM 각 멤버 별 재능과 필요한 훈련(작곡, 연기, 예능 등)을 조언하는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스타에  한 흐뭇함과 대견스러움뿐 아니라 스타의 미래를 기획하고자 하는 팬덤의 ‘엄마미소’에서, ‘엄마’라는 기표의 의미는 복합적이다.

해외에서부터 2PM 온라인 팬덤에서 사진과 동영상 등을 보며 팬덤 활동을 시작한 H는 “비생산적”이었던 자신의 무료한 일상을 ‘팬질’을 통해 생산적이고 즐거운 것으로 재구성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시간과 열정을 쏟는 “우리 아가들”(H)이 점점 스타로서의 캐릭터를 잡아가고 인기를 얻어갈수록, “엄마로서의 흐뭇함”(H)을 얻어갈 수 있었으며, 바로 그 ‘엄마’로서의 자리매김, 즉 스타를 “키우고 있다는 느낌”(H)은 H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한다. ‘누나’이자 ‘고객’인 팬덤은, 스스로를 ‘엄마’로, 스타를 ‘아들’로 명명함으로써 팬덤의 문화실천을 일종의 가족 프로젝트로 의미화한다. 이제 스타는 팬덤에게 있어 열광의 대상인 ‘아이돌(idol,우상)’에서 육성과 관리의 대상인 ‘아이/아들(infant/son)’이 된다. ‘2세대’ 팬덤이 스타를 육성하고 관리하는 경험을 통해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하는 모습은, 아이의 교육 및 미래와 연계해 교육 관리자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경험을 새롭게 구성해내는 한국 중산층 여성들의 성별화된 ‘매니저엄마’라는 모성 담론이 어떻게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유통되고 배치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실천의 함의는 양가적이다. 상상적인 구매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누나’들의 “시궁창”같은 현실은, ‘젊은’ ‘여성’들에게 ‘다른’ 가능성을 허용하지 않는 가부장적이고 위계적인 사회 구조를 의미한다. 동시에 그 사회는 끊임없이 경영자 정신을 내재화하고 자기를 계발할 것을 새로운 윤리로 요구한다. 이때 스타를 향유하고 소비할 수 있는 구매력을 가진 ‘누나’들은 스타를 “다치지 않게 지켜주”는 ‘엄마’로 전치된다. 현실에서 충분히 발휘될수 없는, 스스로를 관리하는 주체성은, “너무 열심히 하는”(C), 그래서 실제로 팬덤의 노력을 통해 ‘1위[로] 만들’ 수 있는 스타에게 ‘엄마’의 이름으로 투사된다. 스스로를 ‘엄마’로 표상하며 스타를 관리하는 팬덤의 문화실천은, 한편으로는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행위성을 구체적으로 발휘할수 있는 대안적 장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여성들을 스타에 대한 ‘엄마’로서 구성하면서 이들의 구매력을 ‘엄마’로서 스타를 관리하는 실천으로 한정짓고 포섭한다. 구매력을 가진 ‘누나’와 ‘고객님’이라는 팬덤 정체성과 그것이 내재한 균열의 계기는 ‘엄마미소’를 통해 봉합된다. 이러한 양가성은 스타를 육성하고 관리하는 팬덤의 문화실천이 가족 프로젝트로 의미화되는 데서 잘 드러난다. 일견 팬덤(‘엄마’)은 스타(‘아들’)와의관련 속에서만 이해되지만, 기실 이 가족 구도에 숨겨진 항은 ‘아빠,’ 문화상품으로서의 스타를 기획하고 생산해내는 기획사이다. ‘아빠’인 기획사가 스타의 물질적 기반을 마련한다면, ‘엄마’인 팬덤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던져진 스타를 성장시키고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기 위해 스타의 현재의 조건을 고려하고, 미래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실천을 수행하는 매니저이자 또 하나의 경영자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매니저로서의 정체성이 기획사와 동형적이라고 해서, 결코 동등한 것은 아니다.

이미 일정한 비용을 투입해 철저히 기획된 스타의 활동에 대한 팬덤의 관리나 개입은, 기획사에 의해 매개될 수 없다. ‘엄마’로서 스타의 활동과 미래에 대한 팬들의 제언은 기획사에 의해 선택적으로만 모니터링되고 반영된다. 기획사에 의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것은, 팬덤이 온라인 상에서 행사하고자 하는 스타의 전반적인 활동에 대한 관리가 아닌, ‘사진집’과 같은 새로운 상품에 대한 요구이다. 산업의 수익구조 안에 포획되는 방식으로만 팬덤의 ‘관리’가 실질적으로 기획사와의 관계에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는 팬덤이 자기재현하는 스타를 관리하는 ‘매니저엄마’로서의 정체성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에서는 소비를 통해 재정적 구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누나 고객님’으로만 받아들여짐을 보여준다.

8) 이중의 관리체계: 성별화된 권력관계로서의 스타, 팬(덤), 기획사
구매력을 가진 ‘고객’으로서의 팬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엔터테인먼트산업 내에서 스타의 미래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엄마’로서의 ‘2세대’ 팬덤은 자신이 향유하는 스타의 기획사와 관계맺는 방식에 있어서 ‘1세대’ 팬덤과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 ‘1세대’ 팬덤이 기획사에 의한 스타의 착취와 부당한 대우를 문제 삼으며 기획사와 갈등적인 관계에 놓였다면, 스타의 성공과 미래를 위해 ‘엄마’로서의 ‘2세대’ 팬덤은 ‘아빠’인 기획사와 협력적으로 관계맺을 것을 스스로에게 요청한다. 2PM 온라인 팬덤에서는 2PM의 소속사인 J사의 대표에 대한 친밀감을 강조해 별명으로 지칭한다.기획사의 사장이나 대표는 이제 스타를 착취하는 ‘고용주’로서가 아니라, 스타의 성공을 위해 팬덤과 협력하는 친근한 파트너이다. 팬덤과 기획사의 관계 변화는 일차적으로는 팬덤의 영향력이 증대된이후에 가능해졌다. 2000년대 초반의 ‘아이돌의 단절기’에 ‘1세대’ 스타들의 해체에 대한 대응은 팬덤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과정을 짐작할 수 있다.

기획사와의 관계에 있어 팬덤의 영향력은 실제로 얼마만큼의 재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라는 지점에 있었으며, 사실상 이는 팬덤이 행사하고자 한 스타 및 기획사에 대한 복합적인 영향력의한 측면만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의해 포획된 것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팬덤의 영향력 증대라는 맥락의 연속선상에 있는 ‘2세대’ 팬덤에서, 그러한 영향력은 결코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팬덤이 엔터테인먼트 경영에 있어 의미있는 시장으로 인지되면서 팬덤이 기획사에 의한 관리경영의 대상이자 또하나의 상품이 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팬덤이 기획사와 스타에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기획사에게 이윤을 창출하는 지점, 즉 재정적 구매력으로만 행사될 수 있는 조건적인 것이다. 팬덤 내부에서 간혹 불거지는 기획사에 대한 불만은 ‘Love & Respect’라는 이름으로 자제를 요청받고 규제된다. “우래기들[스타]”을 위한 가족 프로젝트에서 ‘엄마’(팬덤)의 목소리는 ‘아빠’(기획사)가 ‘아들’(스타)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만큼만 허용되며, 사실상 이는 ‘아빠’(기획사)가 ’엄마‘(팬덤)와 ‘아들’(스타)을 관리하는 전략인 셈이다.

스타를 관리하는 팬덤의 문화실천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영 안에서 다시금 관리의 대상이 되며, 이는 팬덤을 둘러싼 이중의 관리체계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렇게 볼 때 ‘2세대’ 팬덤과 기획사는 스타에 대해 육성과 관리, 경영이라는 동형적인 태도를 취하며, 팬덤과 기획사가 맺는관계는 표면상 협조적이나, 내면적으로 작동하는 관리의 동학은 위계적권력관계를 봉합한다. 물론 이러한 ‘봉합’은 끊임없는 ‘규제적 실천‘들을통해서만 유지되고 (재)생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그 불안정을드러내며, 따라서 새로운 접합과 변화의 가능성을 내재한 것이다. 그러나 팬덤을 관리하는 실천이 ‘엄마’라는 가족 프로젝트 내 주체로 표상되는 한, 이 위계적 권력관계는 쉽사리 가시화되거나 균열되기 어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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