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에 지하철을 탔는데, 어르신 한 분이 노약자석을 독점하고 계시더군요. 술이 오를 만큼 오르셔서는 의자에 다리를 올리고 앉아있다가, 앞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말 걸었다가, 뭐라뭐라 소리를 질렀다가, 일어나서 뭔가 중얼중얼 하더니 또 앉아서 다리 뻗고... 무한 반복.. 당연히 아무도 옆자리에 앉지 못했고 피곤한 퇴근길이 더 피곤해졌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술에 너무 관대하다는 건 어느 정도 공통된 인식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도 널리 퍼져있고요. 그런데 10~15년 전만 해도 담배 피우는 사람에게 "간접흡연 시키지 말고 저리 찌그러지라"고 하면 까칠한 놈 소리나 들어야했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담배 심부름을 아무렇지도 않게 시켰고, 사무실에서는 앉은 자리에서, 옆자리에 임산부가 있을 때도 별 죄의식 없이 담배를 피웠었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 흡연자들의 처지는 놀라울 정도로 많이 변했습니다. 술도 그렇게 될까요?
티비에서 경찰들의 생활을 중계할 때면, 정말 세상에 술 취한 사람만 없어져도 경찰의 일이 반의 반으로 줄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럼 강력사건 수사에 경찰력을 더 집중할 수 있을텐데요. 음주의 사회적 비용이 결코 가볍게 볼 수준이 아닐 정도로 치솟았는데, 과연 음주는 언제까지 한국적인 정서 뒤에 숨어 이해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저도 사실 친구들 만나면 술 없이는 뭐 하고 놀지 참 난감한 편이라, 금주령을 내리자고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뭔가 통제수단은 생겼으면 좋겠어요. 술 먹고 사고친 사람은 몇 년간 술을 못사게 한다거나, 술에 꼴은게 뻔히 보이는데도 그 사람한테 계속 술을 판 업자에게도 책임을 지운다거나, 뭐 기타 등등. 그리고 세금 체계도 좀 개편해서 술, 담배 팔아서 걷히는 세금 아까워서 규제를 제대로 못하는 이상한 상황에서도 좀 벗어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