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생 얘기예요.
사람들이 나에게 매정하게 하고, 나의 건강은 최악이어도,
나는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사는 것이 행복해. 라는 한 주인공의 얘기입니다.
주인공은 끊임없이 술담배를 하고 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없지만 마음은 정말 한 없이 넓은 사람이더군요.
영화는 뭐랄까요. 스토리에 별 재미는 없고 그냥 저런 인생 얘긴데. 그냥 참 담백해요.
'인생' 딱 이 두마디를 군더더기 없고 가식적이지 않고 깔끔하게 표현해주더군요.
대사도 많지 않습니다. 어려운 대사도 전혀 없고요.
연기하는 씬이 나오다가는, 노래를 하고, 또 연기 장면이 나오다가는 또 노래가 나옵니다.
흠.. 린치의 [스트레이트 스토리] 같은 담백함이랄까요?
[더 레슬러]랑 소재는 비슷한데, 느낌은 다른 것 같아요.
[더 레슬러]의 주인공이 좀 불쌍하게 느껴진다면,
[크레이지 하트]의 주인공은 참으로 긍정적이어서 안쓰럽다가도 마음이 놓입니다.
2. 제프 브리지스.
정말 잘 했어요. 그의 눈가의 주름, 덥수룩한 수염. 때가 낀 청바지.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다가 살짝 눈물이 고이는 작고 길고 깊고 쳐진 눈매.
아카데미가 주연상은 그래도 잘 준 것 같습니다.
그의 세심한 연기가 좋습니다. 술에 쩔어사는 그 늘어지는 몸짓과 표정이 굉장히 자연스러워요.
클럽에서 노래를 하다가 갑자기 뛰어나가 통에 얼굴을 들이밀며 토를 하는데,
선글라스가 휙 통 안으로 들어가버립니다. 그리고는 표정은 그대로 괴로운 표정인데,
천연덕스럽게 선글라스를 통 안에서 꺼내 바지 뒷주머니에 꾸겨넣은 휴지로 설렁설렁 닦고
다시 클럽에 들어가 노래를 부릅니다. 애인(매기 질렌홀)과 자기 집에서 작별인사를 하고,
문을 닫다가, 체인으로 무심결에 문을 잠그려다가, 그 체인이 고장난 사실을 알고,
뭐야 하고 손으로 툭 쳐버리는 부분도, 참 자연스럽게 웃겼습니다.
3. 컨트리 뮤직이 몇 번 나오는데, 되게 좋다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담백하네요.
전 배드(제프 브리지스)가 마지막에서 클럽에 부르는 노래가 좋더라고요.
4. 콜린 패럴이 나와요. 배드가 키운 가수이자, 과거 같이 활동을 한 사람으로요.
배드는 순수한 음악만을 고집한 사람이라면, 토니(콜린 패럴)는 음악에 상업성을 이용한 케이스지요.
콜린 패럴이 기름기 있는 듯한 긴 생머리를 뒤로 쫑긋 묶고 나오는데, 아주 느끼한 매력이 흐릅니다.
5. 매기 질렌홀을 보면, 이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연기는 참 잘 해요.
오늘날 여배우중 연기를 좀 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배우같다는 생각.
6. 배드(Bad)의 본명은 배드가 아닙니다. 왜 배드가 되었을까 생각해봤는데,
본인 스스로 자기는 가족을 버리고 가족에게 상처를 준 나쁜 아버지라고 생각한 건 아닐까해요.
마지막에 진(매기 질렌홀)에게 '나 술 끊었어'라고 말하자,
진이 'That's good, Bad' 라고 말합니다. '잘했어, 배드' 라는 뜻과 동시에,
'당신은 나쁜 남자가 아니야. 참 좋은 사람이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달까요.
+ 노래하는 부분에서 자막을 안 해줘요. 노래에 그만큼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한편으론 가사내용이 정말 궁금하긴 하더군요.
***
+ 마지막 진의 행동이 좀 뜬금스럽지 않던가요?
'그럼 잘 쓸게'라뇨.
+ 따지고 보면 아이가 실종된 건, 아이가 눈깜짝할 사이에 자기 스스로 돌아다닌거지, 배드는 옆에 계속 있지 않았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