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거실에 컴퓨터가 있습니다. 어제도 거실에서 컴퓨터를 하는데
엄마가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시더니 드라마 하나를 보시더라구요.
화면은 보지 않고 귀로만 소리를 듣는데 참...'특이한겁니다' ^^;
대사 자체도 특이하고 인물의 캐릭터도 특이하고 여타 홈드라마랑은 뭔가 좀 다르네, 하는
느낌이 계속 들더라구요. 연기하는 배우들의 목소리나 장면이 전환될때의 대사처리.
의외다 싶을정도로 자제되는 감정표현들. 짧지만 강한,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잘 들어본적없는 대사들.
이런 느낌을 예전에 어디선가 받았던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
아무튼 귀로만 듣다가 저도 컴퓨터를 끄고 엄마 옆에서 드라마를 봤더랬습니다.
귀로만 듣더니 아쉬워지고 표정이 궁금해지더라구요 ㅎㅎ; 보면서 계속 속으로
와 특이하다. 진짜 뭐 대사가 이래. 저 인물도 참 특이하네. 이게 홈드라마가 맞긴 한가.
시트콤도 아닌것 같. 대체 작가가 누구일까. 신인이라면 성공한거다, 등등
계속 이 '특이하고 신기한' 드라마에 대해서 감탄 비스무리한걸 하면서 봤어요.
내일도 봐야지~ 하면서 잠을 자고 오늘 아침 일어나면서 별 생각 없이
으레 가는 커뮤니티에 갔는데 인생은 아름다워에 남규리, 하면서 캡쳐가 쫘르륵 올라왔더라구요.
그 캡쳐를 보고 저는 정말 '비명'을 질렀드랬습니다. 악! 마치 깨달음을 얻은것처럼요^^;
그 시끄럽고 독특한 인생관을 갖고 있던, 어쩜 저렇게 대놓고 뻔뻔한 캐릭터가 나올까 라는
생각을 들게 했던 막내딸이 남규리였다니. 그리고 이게 '그' 인생은 아름다워였다니........
그제서야 어제 느꼈던 신기함들이 일거에 해결되더라구요. 아, 이거 '김수현 드라마'였구나.
그렇지. 김수현이라면 '이런 드라마'를 쓸만하지. 뭐 등등. 찬물을 머리에 한번 쫙 맞은 느낌ㅎㅎ
그 의문이 해결된것도 해결된거지만, '정말 이 노인네(...) 최고다'라는 생각도 들더랍니다.
어쩌다보니 백만년만에 '귀로 듣는것만 가지고' 브라운관에 앞에 끌어당겨 앉혀놓은게
인생은 아름다워라니. 김수현은 정말 뭐 그 캐릭터들의 특색이 어떻건 대사가 어떻건
작가라는 직업적인 면에서는 인생 참 '아름답게' 살고 계신것 같아요. 여러가지 요소가 있지만
아무튼 작가에게 있어 '흥미유발'만큼 최고의 찬사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몇 가지 특색들을
가지고 아 이건 누구표작품이구나, 하는걸 알아차리게 혹은 끄덕이게 하는것도 쉬운게 아니구요.
정말 그런면에 있어서는 대단한것같아요. 아무리 나이 많고 경력많아도 특징적인 나만의 세계를
가진다는건, (당연하게도) 아무나 할수는 없는거라는걸 알아가고 있어서 그런가.
아무튼 이게 김수현 드라마인걸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닥본사를 계속 하게 될듯해요.
그러고보니 저는 요새 계속 홈드라마들만 닥본사하고 있군요 허허..
미니시리즈는 아직 마음을 사로잡는게 없어요. 근영이의 신데렐라언니가 어서 시작되었으면:) ㅎㅎ
아.....그리고 남규리가 드라마한다고 했을때 헐 걔 연기가 되나? 했었는데
어제 보는데 (참 저는 그게 남규리인줄 전혀 몰랐어요) 좀 시끄럽고 (하이톤이었죠 아주)
쟤 되게 특이하게 연기하네. 연기를 못하는거야 잘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엄청 거슬릴정도는 아니더라구요. 남규리가 연기를 잘한다기보다는 김수현이 '맞는 옷'을 입혀준 거겠지요.
참 운때가 잘맞았군..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앞으로 그 옷을 어떻게 더 맞게 잘 입느냐는
순전 자기 몫이겠지만. 캐릭터빨이라는게 참 무시못하는거라. 암튼 남규리한테 잘 어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