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넷은 헤어질 수밖에 없었고, 헤어진 후에도 각자는 또 살아간다.'는 결말 정도를 기대했지만, 김병욱은 그런 현실적인 엔딩을 수용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슬프지만 그게 현실이지 뭐'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이미 현실을 수긍하고 있어. 현실은 훨씬 더 비극이야!! 제발 충격 좀 받아 이 차가운 사람들아!!" 하고 소리지르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평범한 시청자 입장에서 죽음은 얼마든지 드라마에 끼어들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교통사고에 무슨 이유가 있겠어요. 설득력이 있어야 할 건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해 드러난 살아있을 때의 모습이 죽음으로 고양된 감정에 얼마나 부합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하는데요,
세경이 이별을 결심하는 건 동생만큼은 자신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알기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조차 할 수 없는 사람으로 크지 않기를 바라서입니다.
그런 그녀가 이별을 눈 앞에 두고도 이렇게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은 얼마나 비극인가요.
김병욱은 시청자들이 그것을 아주아주 아프게 느껴주길 기대했던 것 같아요.
계급의 벽 때문에 감정의 교감이 늦었던 또 다른 두 주인공 - 해리와 신애는 죽지 않고 나름 또 잘 살아가겠죠.
그럼에도 그 두명에게 있었던 일들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비극이었다,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이 부분 묘사가 많이 부족했지만요)
그래서 하이킥이 끝난 후 자신을 돌아봤을 때, 세경이를 살려내라가 아니라 해피엔딩을 수용할 수 없는 현실을 다시 한 번 뜨겁게 인식했으면 하고 바랐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