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스포일러 있음)

  •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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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를 가미한 하녀 리메이크에 관한 외적인 이야기.

1. 2010년도에 만들어진 하녀는 1960년 전에 만들어진 김기영감독의 하녀를 리메이크 하였다.

2. 1960년판 하녀는 마틴 스콜세이지 등등 외국의 유명 감독들의 힘을 입어 칸이 주도하는 영화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2~3년 사이에 디지털 복원 되었다.

3. 2의 사실로 인해 하녀 리메이크는 만들어짐과 동시에 칸에 입성하는 것은 기정사실임에 틀림이 없다.

4. 하녀의 최종고는 2009년 12월이었고 영화를 칸에 걸어야 하는 기간의 문제 때문에 다른 영화들보다 좀 더 빠른 공정으로 제작이 진행되었다.

5. 제작사는 칸에서 하녀 리메이크에 출연한 배우들와 감독의 체류를 요청했고 그것은 마치 영화제 측에서 배우와 감독에게 체류를 요청한 것 처럼 언론 플레이를 했다.

6. 결과적으로 하녀는 본상수상에 실패하였고 하녀 리메이크를 관람한 관객들의 영화평은 생각보다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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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 리메이크판에 관해서 2,3,4번은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더군요.

김기영 감독의 1960년판 하녀는 정말 걸작입니다. 하지만 임상수 감독의 2010년판 하녀는 걸작이라고 하기에는 엉성하고 설긴면이 있습니다. 미장센과 카메라워크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는 웰메이드 하지만 그것을 연결하고 관객의 감정을 폭팔시킬만한 시나리오가 받쳐주었을까는 의문입니다. 물론 잉상수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말하고 싶은 주제는 확실히 말을 했습니다.

여기 임상수 감독이 쓴 시나리오의 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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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변.

그네의 직업은 입주 가정부.
우리들 누구라도(!) 그러하듯(!) 하녀입니다,
그네는 하루 종일 하녀 노릇에 충실합니다, 나름 프로페셔날이니까요.
그러나 꼬인 마음이 없는 그네는 언제나 웃는 낯에 백치처럼 순진합니다.
그네는 맘 속 깊은 욕망에 귀 기울이고, 그 작은 욕망을 솔직히 좇습니다.
그네는 하녀지만, 또 하녀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네.

잔뜩 꼬인 여자.
주인공의 동료 늙은 하녀는 뼛속까지 하녀 근성에 물든 여인이지만,
다행히 그네는 이제 그 하녀 노릇을 그만 둬 버립니다.  축하!

이 두 여인을 하녀로 부리는 부잣집 여인네들.
그네들은 자신들이야말로 하녀라는 걸 꿈에도 모릅니다.
모른 채, 딸에게 손녀에게 자신들의 하녀 근성을 고스란히 대물림 합니다.
슬프고도 끔찍한 일이지요.

백치처럼 맹해 보이기만 하는 우리들의 주인공,
그네가 끝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건 무엇이었던가요?

그건
우리들이 매일매일 서로 주고 받으며,
괴로워서 발버둥 치며 잊으려 하지만,
잊지 못하고 대충 뭉개고 살고 있는,
우리들의 보드라운 성감대에 눌러 붙은 굳은 살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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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전체가 블랙코메디입니다. 자신들이 하녀라는 것(=돈의 노예-저는 그렇게 봤습니다.)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날리는 한방을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그래요. 다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는 기승전결이란게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영화는 이 기승전결이 뒤틀려 있습니다. 아니 그정도는 아니네요. 이상하게 전결부분이 짧습니다. 하녀가 다시 저택으로 들어왔다. 새로 태어난 쌍둥이 아이와 죽은 아이. 복수를 결심하는데 그 복수가 너무 짧습니다. 영화의 대사처럼 찍소리 밖에 내지 못하고 죽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감독의 의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아우성을 치게 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됩니다. 하녀의 복수를 보고 싶은 관객은 허망하게 극이 끝나는 것을 참지 못할 것입니다.

감독의 의도는 알겠지만 재미는 없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재미없는 영화가 되었을까요? 영화 외적인 요소 때문일까요? 몇몇 재기발랄한 장면들도 있지만 걸작이라는 생각은 들지가 았습니다.
1960년 하녀에서 보았던 김진규의 웃음 소리가 더 빛나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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