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언니의 메시지를 받았어요.
엄마가 오늘 대학병원에 다녀가셨다는데 [황반변성]이라는 진단을 받으셨다고 했어요.
심해지면 실명가능성도 있다고 했어요.
병명도 생소하지만 일하던 와중에 갑자기 실명이라는 말에 숨이 턱 막히더군요.
놀래서 급한대로 병명으로 검색을 해봤는데 질환의 대표적인 원인이 노안+스트레스 이런거더군요.
저희 엄마는 아직 환갑도 안되셨는데 젊어서부터 고생을 너무 하셔서 그런가 눈물이 났어요.
알콜중독자를 남편으로 만나는 바람에 평생 시달리셨고 지금도 진행중이거든요.
자식들은 장성했지만 별 도움이 못되어드리고 있고........
저만해도 엄마가 평소에 그렇게 눈이 많이 안좋으셨는지도 몰랐고, 더욱이 그 문제로 대학병원까지 진료받으러 올라오신지도 몰랐어요(본가가 지방이거든요)
그냥 보면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데면데면한 구석이 있어도, 명절이나 일있으면 집에 잘 내려가고 통화도 자주하는 집이긴해요.
하지만 사실 자취 이전까지 알콜중독자 아버지로 인해 지켜보고, 받았던 이런저런 뻔하면서 구차한 문제들로 마음 한 켠으론 계속 집을 멀리해 왔어요.
명절이 되어도 눈에띄게 집에 내려가는걸 꺼려하고, 뭐.....아버지 문제는 거의 외면하다시피 했어요.
나이 드시고 기력이 예전같지 않으시니 젊을때보다 덜해지긴 했지만,
자식들 다 떠난 집에서 아버지 술주정..성질 감내하시는 엄마께 돌아온게 이것뿐인가 싶구요...
일부러 거리두려했던 제 속좁음이 이런식으로 엄마께 돌아온 것 같아서 너무 마음이 아파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잠깐 통화했는데
엄마는 부러 담담한척 얘기하시는게 느껴지세요.
그냥 지난 겨울부터 눈이 부쩍 침침하다고 느껴지셔서 안경을 다시 맞춰야겠다 생각만 하셨었다네요.
양 쪽 눈을 다 떴을때는 보니니까 몰랐는데 무심코 한 쪽 눈을 가리니까 그제서야 아 눈이 많이 이상하구나 싶으셨데요.
왼쪽눈은 사람이나 큰 글씨 이런것도 잘 안보이고 간판 글씨 정도나 되어야 보이는데 그나마도 찌그러져 보인다고 하셨어요.
오른쪽눈도 썩 상태가 좋지 않으신 모양이에요.
병원에는 대기자들도 많아서 5월이나 되어서야 치료를 할 수 있다는데
그나마도 선생님 한 분이 너무 늦다고 십여일이나마 당겨서 겨우 날짜 잡은게 4월 20일이에요.
다른 병원에 전화해봤는데 일단 빨라야 4월 중순에나 진료받고 그 이후에나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어요.
발병 후 진행이 빠른 질환이라는데 한 달 사이에 엄마 눈이 어떻게 될까 싶어서 겁은 나는데
제가 능력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어서 병원 날짜도 못 당겨 드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