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살인자는 불쾌하고 지루해요. 피에 굶주린 살인마가 같은 동네에서 여자들을 여섯이나 죽이는데, 그 여자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심지어 영화도 관심이 없어요. 그러면서 영화는 코미디예요. 물론 연쇄살인으로 코미디를 만들 수는 있어요. 하지만 최소한 그 살인에 대해 어떤 감정은 가져야 해요. 이 영화는 그런 게 없어요. 그러면서 엄청 지루하지요. 영화가 1시간이 넘어갈 때까지 두 주인공이 제대로 관계를 맺지도 않고 심지어 살인 수사도 건성이니 끔찍하죠.
원작 소설이 있다는데, 그 소설은 어둡고 진지하대요. 그래야 하는 소재예요. 왜 코미디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크레이지는 재미있었어요. 스토리는 음모론을 섞은 뻔한 좀비물인데, 사실은 좀비가 안 나오죠. 그래도 좀비물의 공식은 거의 그대로 따라요. 영화는 좀비 액션의 메들리라고 보시면 되는데, 그 각각의 노래들이 잘 짜여져 있어요. 서스펜스도 상당한 편이고. 보고 나니 조지 로메로의 원작이 궁금해지더군요.
근데 반가운 살인자는 감독하고 주연배우 이름이 같아요. 김동욱. 그래서 한동안 헛갈렸죠. 무대인사를 보지 않았다면 더 헛갈렸을 거예요. 심은경양은 안 왔어요. 연속극 끝나서 시간 나지 않나... 몰라요. 학교 가느라 못 왔을지도. 김동욱은 클로즈업 할 때 수염 그루터기가 너무 뚜렷해서 신경이 쓰이더군요. 수염이 굵어서 지름이 보여요. 커다랗게 점을 팍팍 찍어놓은 듯한. 캐릭터가 너무 별로여서 그런 게 더 신경 쓰였을지도.
웃기는 게, 전 오늘 보는 영화가 반가운 살인자인 줄 모르고 갔어요. 당연히 집 나간 남자들이라고 생각하고 갔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