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셔터아일랜드'를 보러간 직장동료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스포일러?)
오늘 오후에 옆팀 직원과 함께 업무를 진행해야할 일이 있어서, 함께 일을 좀 했습니다.
그냥 편의상 'A씨'라 부르겠습니다.
연차는 제가 'A씨'보다 더 높지만, 나이가 저보다 2살 많으시기에 사실 편하게 대하기가 쉽지 않아
그닥 친하게 지내지는 않습니다.
어색할까봐, 서로 과하지 않은 정도의 농담을 주고 받는 사이랄까요?
클라이언트의 컨펌을 기다리는 중에,
혹시라도 수정사항이 나오면, 그 A씨가 필요한 상황이라-
퇴근시간을 조금만 늦춰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습니다.
-오늘밤 안에 끝내야 하는 일이었거든요.
그런데, A씨가 8시에 영화'셔터아일랜드'를 예매해두셨다고 하시더군요.
아마 영화 시간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얼릉 퇴근하시고 싶다는 걸 붙잡아두고,
클라이언트의 최종 컨펌을 받고서야,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보내드렸습니다.
물론 영화시간에는 늦지 않으셨겠지만, 조금 짜증이 나신 것 같긴 했어요.
그래서, 도중에 "셔터아일랜드 재밌겠더라. 나도 보고 싶어서 주말에 볼까 생각중이다."라고
이야기를 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방금 회사에서 혼자 야근 중이었는데,
갑자기 A씨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그 동안 한번도 사적인 일로, 서로 핸드폰으로 연락을 주고 받은 적이 없어서
혹시, 아까 작업한 프로젝트에 문제라도 생겼나 싶어, 급히 전화를 받았는데.
A씨가 갑자기, 전화기에다
"OOOOO가 XXXX에요!!"라고 고함을 치시더군요.
아, 그야말로 '식스센스'의 "브루스 윌리스가 ##에요!" 수준의 스포일러더군요.
갑자기 며칠전에 봤던 예고편이 쫙 생각나면서-
영화의 메인 스토리가 어떻게 풀렸을지- 쫙 정리가 되더군요.
당혹스러워서, 일단- "아;;; 네에.."라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생각할수록 당황스러워서, 고민중입니다.
이건 친근함의 표시인걸까,
아니면, 퇴근을 1시간 늦추게 한 것에 대한 복수인가.
나는 즐겁게 웃어넘겨야 하는건가;
아니면,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하는건가;;
혹은, 이번 토요일에 다른 영화를 보고, 일요일 아침 일찍 잠에 취해있을 A에게 보복을 해야하나
고민중입니다.
아, 보고 싶던 영화였는데.
망연자실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