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남조선이 쳐들어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고, 이 같은 '협박성 전쟁선포'가 앞서 몇 차례 있던 바 선제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탈북자 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25일 자체 북한통신원의 말을 인용해 "천안함 사건에 대한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가 있었던 20일 오후 7시께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3방송'에 나와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전군, 인민보안부, 국가보위부, 노농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에 만반의 전투태세에 돌입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이어 "오 부위원장은 또 '미국과 남한이 천안함 침몰 사건을 공화국(북한)과 연계시키며 보복하겠다고 광기를 부리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일본, 남한이 우리를 고립 압살하려고 꾸며낸 모략'이라고 주장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화국은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만약 미국과 일본을 등에 업고 남조선이 공격해오면 이번 기회에 조국해방전쟁(6.25전쟁) 때 다하지 못한 조국통일 위업을 반드시 성취하라는 것이 김정일 위원장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후략)
이쪽에서 보복하겠다고 길길이 날뛰며 옆구리 콕콕 찔러대는데 걔들이라고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있을까요?
남한이 쳐들어오면 죽기살기로 싸우겠다는 말을 어떻게 '북한전쟁선포(네이버 검색 1위더군요)'랍시고 떠벌일 수 있는지 찌라시 언론들의 공포감 조성이 참으로 놀랍기만 합니다.
남북 긴장이 극에 달했던 1996년을 기억합니다. 당시 저는 전방에서 현역 군 복무 중이었고 매일 같이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전쟁 위기 운운 소식에 두려워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총알받이가 되는 건 현역 군인들일 테니까요. 휴전선 이북의 병력을 전진 배치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그 공포는 극에 달했지요.
그런데...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냥 유야무야되었지요.
재미있는 사실은 그런 '북풍'이 민심을 휩쓴 직후인 4월 11일에 총선이 치러졌다는 겁니다. 결과야 당연히 한나라당의 압승이었고요.
요 근래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북한 운운 하는 기사들을 보니 그 해 봄이 생생히도 떠오릅니다. 휴전선 이북에 병력을 전진 배치했다는 기사는 아예 복사, 붙여넣기를 한 것 같아요.
전쟁이요?
지금 이 시국에서는 '절대 안 난다'에 제 열 손가락을 걸겠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서서히 화해 국면으로 돌아설 겁니다. 늘 그래왔으니까요.
이강백의 희곡 '파수꾼'에서 마을을 지키는 파수꾼들은 망루에 올라가 구름을 보고 있지도 않는 이리 떼가 나타났다고 외치며 양철북을 두들겨 댑니다.
그 파수꾼들이 이리 떼가 나타났다며 두들겨대는 양철북 소리에 이성을 잃은 마을 사람들이 매번 그랬듯 이번에도 파수꾼들의 농간에 놀아나 그네들에게 또 북채를 쥐어주게 되지 않을까, 저는 진정 그게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