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며칠전에 노력에 관련한 글...

  • 익명
  •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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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썼던 사람입니다.

개인정보를 수정했다가 실수로 닉네임이 노출되는 바람에 급 삭제해버렸습니다.

다행히 글과 리플을 백업해뒀는데 여기다 일단 올리겠습니다.

문제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익명 (2010-03-27 10:50:10, Hit : 1805, Vote : 0)  



  인생에서 노력이라는 게 필요가 있을까요?




저도 예전에는 엄청난 '노력만능주의자(?)'였습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목표를 정하고 지금보다 나은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죠

목표도 다양했어요

무슨 시험 합격하기, 어떠어떠한 성격 가진 사람 되기, 연애하기, 몇킬로 감량

탈덕하기(?) 등등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가 뭘 노력해서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돈만 좀 많이 쓴 것 같아요.

될 일은 노력 안해도 되고, 안 될 일은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되더군요

몇십 년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죽자사자 잠을 설치며 노력한 결과 얻은 거라고는

겉치레에 불과한 인맥들과(얕고 넓은 관계라고 하죠)

상처만 남겼던 만남들(제대로 된 연애가 아니라..)

그리고 실력은 없는 거품뿐인 어학점수 정도인 것 같네요.

다이어트도 무진장 해댔는데 돌아오는 건 요요와 건강악화.(살은 도로 쪄서 똑같음)



저는 왜 그리도 저 아닌 더 나은 어떤 추상적인 무언가가 되려고 분투해왔을까요.

오덕후 소리 듣기 싫었고, 내성적이라는 소리 듣기 싫었고, 보통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보통으로 친구들 사귀고 연애하고 그렇게 살고 싶었죠.

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자기개발서 중 안 읽어본 책이 거의 없네요

타고난 성격이라는 걸 바꿀 수 없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더 허탈한 건 제가 그나마 이뤄논 거라는 건 거의 제 노력에 의한게 아니라

다 운이 좋아서 얻어졌던 거에요! 가만히 있어도 어차피 받게 될 거였다는 거죠.




이제 노력하지 않고 살려고 하고 있어요.

있는 그대로의 타고난 제 자신을 긍정하면서 살려고요.

휴일에 일없이 쉬고만 있어도 불안했던 얼마 전의 모습이 정말 옛날 같네요.

워낙 변덕이 심한 성격이라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가기 싫은 술자리 가지 않고,

책 좋아하고, 내성적이고, 의기소침하고, 신경질적이고 오타쿠 같았던 원래 제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흘러가는 대로 살겠어요.



두서없는 글 읽어줘서 감사합니다.

그냥 위로를 좀 받고 싶어서요. 어디다 말하기도 그렇고 -_-;

결국 사람은 생긴대로 살아야한다는 진리를 깨달았으니 이것도 나름 지난 삽질의 성과일까요..











익명 (2010-03-27 10:59:34)  

노력으로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노력을 한다면 분명 그만큼의 대가는 있지요. 노력이란게 잘하고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위한 노력이 의미가 있는 듯 해요. 노력을 해서 무언가 맘에 안드는 것을 바꾸겠다, 이런거는 정말 불가하거나 거의 그에 준하는 듯~~  



쳇핑도 (2010-03-27 11:04:53)  

사실 모든게 '어쩌다'보니 생겨요. 글쓴분 말대로 노력을 한대로 나온건 아니고, 어쩌다 운이 좋아서 생기는거죠.
생기고 나면 '이거 왜 했지?'라는 회의감이 들죠. 그런데 그 운이란 놈도 노력을 할 때 좀더 오거든요.
지금은 얕고 넓은 인맥관계지만, 그 인맥을 통해서 마음에 드는 애인분을 만날지 누가 알까요.  



DJUNA (2010-03-27 11:06:59)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일이 되지 않더군요. 심지어 저 같이 게으른 사람의 경우에도...  



디나 (2010-03-27 11:09:57)  

노력은 결국 확률이죠... 똑같은 환경에서 노력을 하는게 좀 더 나을수 있는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인생의 큰것들은 그냥..... 정말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결판나는 경우도 많긴 한거죠...그래서 때론 노력이 허무해질때도 있구요... 노력은 만능은 아니죠 분명히...하지만 노력때문에 안될게 될 수도 있는거구요...  



타보 (2010-03-27 11:11:31)  

어차피 인생에 죽음이 찾아오는데 가만히 앉아서 죽는 것보단 덜 억울하지요.
(그렇다고 제가 고릿작 시절의 노력만능주의자나 하면된다 주의자는 네버아니고요)

제 경우와비슷하신게, 저도 생긴대로 살고 싶은데 이게 불편한걸 넘어서서 먹고 사는데 치명적으로 지장이오니
(뭐 그렇다고 해서 내가 혼자어울리는걸 즐기는것도 아니고..--; 살다보니 혼자있는게
어색하지 않게 됐다정도?)

익명님하곤 반대결론이 났네요.(사실 치명적인 계기는 좀 더 있습니다만 언급하긴 싫고요)  



아는남자 (2010-03-27 11:11:51)  

노력 했으면 될게 안해서 안되는 경우도 많아요. 다이어트 하시고 요요가 온건 결국 요요가 오지 않을 만큼 노력 안하신거 아닐까요?  



익명 (2010-03-27 11:12:33)  

노력은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인 것 같아요.
노력하면 다 이뤄지는게 아니라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뤄지지 않는거죠  



세로 (2010-03-27 11:13:41)  

참 사람마다 다르네요
이분보면 가만히 있어도 어차피 받을거였어서 노력이란 무의미하고 흐르는데로 살고 싶다는데
저는 왜 이럴까요. 엄청 노력해도 겨우 생겨요. 항상 그렇게 살았던 것같아요. 제가 안하면 할사람이 없습니다.

위로받을 사람은 저입니다. 저를 위로해 주세요  



soboo (2010-03-27 11:16:39)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할 수 없는 것은 하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죠.  



art (2010-03-27 11:20:35)  

사람은 스스로를 인정하면서 서서히 바뀌어나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버섯 (2010-03-27 11:23:52)  

옆에서 박수 쳐주고 싶어요.
큰 깨달음 얻으셨으니 곧 행복해지시겠네요.
노력이 나쁜 게 아니라 '원하는' 노력을 하면서 살아야 됩니다.  



이기 (2010-03-27 11:30:35)  

노력은 늘 하셔야 합니다. (물론 저처럼 천성적으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필요한 말입니다만.)  



27hrs (2010-03-27 11:31:09)  

투자한 시간과 노동력은 많지만 그 과정이 괴롭지 않았다면 그걸 본인이 '노력'으로 의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생각해야겠죠.
이를테면, 애니나 만화 따위로 일어가 유창하게 된 오덕(...)들이 일본어 공부하느라 힘들고 괴로웠다라는 말은 안 하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사람들은 거기에 투자한 시간이 엄청나게 많거든요...

"난 노력했어! 노력했다고!"라는 외침의 이면에는 "억지로 하느라고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 라는 말이 숨어있는 것 같아요.
하기 싫은 일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실제로 투입되는 노동력과 훈련의 양도 많을 수가 없죠.
그러니까 발전이 없는 일일수록 스스로 노력했다고 오해할 확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_-;

결론은... 하기 싫은 거 하지 말자 어차피 안 된다 = 노력은 소용없다 결국 원글 쓰신 분의 생각에 동의한다는 뜻(...)  



주체 (2010-03-27 11:34:55)  

로또를 사는 노력이 없으면 로또 당첨도 없죠.
물론 그렇다고 전재산 다 털어서 로또를 사는 노력도 쓸모없구요.
무엇에 노력할 것인지 포커스를 맞춰보는 건 어떨지.....  



바이바이 (2010-03-27 11:38:20)  

와~~ 귀담을 말들이 많이 있네요.  



lola (2010-03-27 11:41:51)  

전 커트 보네거트 소설에서 처음 봤던 이 글귀를 정말 좋아합니다.
'하느님, 저에게 허락하소서.
내가 바꾸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정심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와 늘 그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 부분에서 노력여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이 둘을 분별 할 수 있는 지혜가 이상한 쪽에 노력 안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고요.... 사실 마지막이 제일 쉽지않죠. 망주식에 투자안하는 거...  



풋사과 (2010-03-27 11:55:46)  

아무노력안하고 살아오고 아무것도 얻은게 없다면 나 여태 무엇하며 살았을까라는 자괴감이 들것 같습니다.
노력한 만큼 얻은게 없다면 분명 허탈감이 있겠지만
난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다는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 이것도 큰 재산이 되지 않을까요?  



armin (2010-03-27 12:08:43)  

말씀대로 노력하지 않아도 나에게 돌아올 몫도 분명 존재하고, 나 자신을 긍정하며 사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사실 살다 보면 '나를 긍정한다' 는 것이야말로 제일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가끔 사소한 일로 무너지려 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노력했었던 과거를 되돌아보고 아 나는 하면 되는 인간이구나... 라고 용기를 얻을 때도 있죠.
결론은? 노력은 필요하다는. ;; 어떤 의미에서건.  



paired (2010-03-27 12:23:30)  

'될 일은 노력 안해도 되고, 안 될 일은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되더군요.'

이 부분은 공감이 가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될 때가 있어요. 마치 상자 속에 갇혀서 여기저기 두드려도 밖으로 나갈 수 없고, 그 안에서 허락된 것만 쉽게 이루어지는 상태 같죠. 이런 상태에선 노력이 아무 의미 없는 것 같아요. 상자를 부수려면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되죠. 나는 두드리고 누군가 밖에서 열어주는 일이 동시에 벌어지지 않으면 상자 밖으로 나가는 건 불가능하게 보여요. 줄탁동기처럼요. 그래도 위의 많은 분들 댓글처럼 두드리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되는 게 진리죠.  



밀레니엄 (2010-03-27 12:39:20)  

하려고 해도 안될 때가 있는 듯 합니다. 잠깐 잊고 마음편히 지내세요. 왜 그런 노력을 했었는 지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고 나 자신하고 잘 타협할 수 있는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잘 알게 될 수도 있고요.  



스프링 (2010-03-27 12:45:27)  

그런 노력이 쌓여서 지금 익명님 모습이 된 거라고 생각해요.
그 노력을 통해서 얻으려던 바로 그건 얻지 못했더라도 나를 긍정하고 살겠다는 마음이 생겼잖아요.  



페 (2010-03-27 13:09:09)  

노력을 안하면 그 기회가 나한테 올수 있었는지 아닌지 조차도 모르고 그냥 넘어가게 되는거 같아요.
노력에 비례해 기회가 생기는건 아니지만 노력이 결과에만 영향을 미치는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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