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매매시장 갔다가 학을 뗐습니다. -_-;

  • 0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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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기 남쪽지방 집에서 중고차 알아보던 누나네 부부한테 연락이 왔더군요.
600만원짜리-_- 쏘울이 인터넷에 올라왔다고(.....)
(쏘울의 현 시세는 1300~1400만원 정도. 뭔가 냄새가 나죠.)

- 그래서 저보고 <차가 있냐 없냐만 좀 알아봐라>며 확인차 한 번 가보라더군요.
허위매물인지 아닌지만 좀 파악해서 연락해달라고.;;
- 운전병 출신이고 기계공학이 전공인 자형은 시쳇말로 열두푼이인 빈틈없는 사람인데
뭐 이리 수상한 걸 알아보라카노... 싶긴 했지만. 아마 누나가 이왕 차 바꿀꺼면
예쁜걸로 바꾸자 징징 했을 것 같기도 하고. 안 그래도 자형과 통화할 때 자기도 이거
아무래도 냄새가 좀 시피- 하게 난다, 라고 얘길 하더군요.

제가 봐도 딱 이거 사기의 향기 짙은 냄새가..... ㄷㄷㄷ
(전화번호가 8949로 끝나는걸 보니 업자 100% 확정,....)
어쨌든 허위매물인지 진짜 차가 있는지 그것만 알아보면 되니까
진위확인차 - 차 좋아하고 포쓰 넘치-_-시는 제 선배 한 분과 함께 복정역으로 출동.


그런데 세상은 제 생각보다 더 험하고 무서운 곳이었던 듯 -_-a


저도 컴퓨터 부품사러 용산깨나 돌아다니고, 전셋집 옮기느라 부동산 거간질 숱하게 하고,
(2LDK 빌라 하나가 서울시내에 4500만원인데 등기부상 22명이 등재된 곳도 봤습니다...;;_)
아니면 카메라 렌즈 팔고사고 하느라 나름 흥정이나 그런 데는 이골이 났다고 생각했는데.....

중고차의 세계는 참말로 무섭더군요.;; 허위매물이네 아니네가 문제가 아니었던겁니다.



1. 무슨 호객꾼이 전성기 장안동 안마소-_-나 밤열두시 넘어 신천역-_-마냥... 마치
고깃덩이를 본 피라냐처럼 "달려들더군요."
(혹시 동종업계 종사자 계실지 몰라 - 표현이 과해 죄송합니다만, 진짜 이 정도
캐압박을 느낌...제가 용산이나 떳다방에서 거간질하는 분들에게 이골이 났는데,
제가 이 정도로 느낄 정도면 좀;;;;;)


2. 호객꾼(삐끼)을 뿌리치고 도착해서, 홈페이지에 기재되어 있던 판매자의 번호로
전화해서 나오라고 했는데 - 10초도 안 되어 다른 전화번호의 다른 사람이 바로
제 폰으로 연락이 옵니다. 이건 뭐ㅇ미.... (여기서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챔)

2-1. "곧 내려가겠습니다" 라고 전화를 끊은 사이에, 다른 사무실에서 나와가지고
마치 제가 방금 통화했던 사람마냥 일단 끌고 들어가려는 짓거리도 하더군요;;;;


3. 딜러 사무실이 꼭 다단계 판매 교육소 내지 용산 벌집촌 쪽방같은 생김새더군요.
이리저리 건물 안으로 배배 꼬아 들어가서 탈출 못하게 생겨먹은 막다른 구조.

선배 왈 "재밌네. 어떻게 나오는지 커피나 한 잔 얻어마시고 가자."


4. 어쨌든 거기 센타에서 노회한 딜러(이사라고 하더군요) 한 사람이 상담실에 들어왔습니다.
자초지종을 듣더니 딜러는 정상인의 반응을 보입니다. <이건 아무리 봐도 앞뒤가 안 맞는데,
수십년 동안 중개를 해 온 자기가 생각해 봐도 말이 안 되는 시세다>, 그러더니 그 판매자의
전화번호와 인적사항을 받아서, 직접 자신이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 알아봅니다.
그리고 딜러는 업자에게 급기야 호통을 칩니다.

"아, 여기 XX자동차매매센터인데, 지금 여기 손님이 쏘울 찾는데 아무리 봐도 뭔가 이상해서
전화하는데 말요... 이거 이 가격이 나올 수가 없는데? 이거 본인이 갖고 있는 매물입니까?
물건은 지금 갖고 있긴 있는 거요? 아니, 그 이전에 위탁이에요 아니에요, 위탁이지?
이봐요, 시세 알아요 몰라요? 아니 같은 업자면 시세표는 있을거 아뇨! 이게 말이 돼?
무사고도 아니야, 물에 빠진 것도 아니야, 근데 이 시세가 어떻게 나와? 이거 정체가 뭡니까?
할부? 할부가 800이 남았다고? 그렇지? 근데 이 양반아 그걸 인터넷에 올리면서 안 써놔?
이 양반이 장사를 어케 하는거야! 지금 냉큼 지우쇼. 우리 손님이 지금.... (후략)"


4-1. 여기서 밝혀지는 반값 쏘울의 정체.
800만원 할부가 남아 있는 차니까 600 + 800 = 1400. 쏘울의 일반적인 가격대가 나옴.

뭐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그럼 그렇지 싼 게 비지떡...) 제가 오싹했던 건 그 이후.



5. 얼굴이 흡사 정치인 강삼재-_-를 닮은 제 선배는 자기도 1~2년 후에 차를 바꿔야 한다며
딜러와 한참 얘기를 나누고 마침내 커피를 유유히 다 마시고 나서 말했습니다. "야, 가자"

중고차 시장을 완전히 다 빠져나오니 선배가 갑자기 받았던 명함을 북북 찢습니다.

"야, 절마들 전부 다 한통속이다."

"예?"

"허위매물도 허위매물이고...."

"그거는 알죠. 그래서 있나없나 보러..."

"그게 아니라 저 매물 올린 사람하고 딜러하고 한통속이라고.
진짜로 차 살 놈이면 어차피 차 보러 오는 놈일 테니, 허위매물 낚시 해결해주는 척 하면서
그러면 손님 혹시 다른 물건 보실래요- 함시로, 어떻게든 매매를 이끌어 내는 거라고.
이를테면 손님 오게 만드는 낚시질이다. 라는 거다. 장사 하루이틀 하냐?"



- 전부 한통속. (..........) 아까 그게 다 연기였단 말이지-_-

하긴... 생각해보니 그런 속사정이니까 2.같은 일이 벌어졌겠죠.
내 전화번호가 컴퓨터에 뜨니까 거기로 벌떼같이 전화를 해댔겠지;

아 레알 링딩돋.


"아니 근데 어째서 여까지 잠자코 따라오신 겁니까 미안시럽그로"

"재밌자나? ㅋㅋ"

"그럼 차 바꾼다는 얘기는...."

"어, 좀 있다 바꾸긴 바꿔야지 내 차도 10년 탔으니까. 시세나 상담내용은 가짜가 아닐테니까.
근데 아까 내가 말했던 그 에ㅆㅔㅁ파이브는 ㅇㅇ이(형수님 이름)껀데 내가 미쳤다고 맘대로 바꾸냐?
내가 원하는 정보만 파악하면 됐지 내가 내 정보를 정확하게 왜 던져줘? ㅋㅋ"

.... 아 맞다. 선배 차 레간자였지. (.....)


"아까 만나는 딜러들마다 계속 <어디서 오셨어요> 하고 묻지?"

"예"

"그거 즈그들이 딱 보니까 니는 존뉴비로 보이는데 나는 업자로 보이거든. 그러니까 경계한거지"

"이거야 원. 나도 카메라 중고시장에서 잔뼈 좀 굵었다고 생각했더니=_-"

"야, 너같은 ㅈ뉴비가 나중에 중고차 살라면 그냥 주변에 차 바꾸려는 사람한테 사라.
그리고 그거 받아가지고 열심히 수리해서 2년 정도 폐차할 각오로 타고 다니는 게 낫다."




결론 : 허위매물인 줄 알면서도 낚이러 가 봤는데 다른 의미로 잡아먹힐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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