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을 친구로 알고 지냈지만, 예전에도 썼던 것처럼 처음 연락이 닿았을 당시 저는 호감이 있었고 이래저래 기회를 놓치면서
서로 각자 연애를 하며 작년부터 둘이서 보는 시간이 잦았네요. 그러면서 잊었다고 생각한 그 감정이 새록새록 들기 시작한 건...
그 친구가 남에게는 말못하는 그런 문제들을 제게 털어놨고 그순간부터 그의 그림자 이를 테면 '고독'하고도 그늘진 면을 보게 된 거죠.
하이킥에서도 그랬잖아요. 다른 사람의 고독을 발견하는 순간 사랑이 시작된다고.. 제가 딱 그랬었나봐요.
톰과 제리 같은 사이라고도 얘기했었는데.. 제가 제리인 거죠. 원래 제 유머 코드나 말투가 잘 받아주는 사람일수록 더 거침없이 편하게 하다 보니
제 특유의 어투를 좋아해주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아이는 그런 사람 중에서도 단연 1등이죠.
며칠 전 새벽에 전화가 왔었어요. 역시나 심란한 일이 있어서 뒤척거리다가 제게 전화를 걸었더라고요.
제가 사람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도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니 (그쪽은 제가 좋아한다는 것도 모르지만) 더 귀기울여 잘 들어줬어요.
친구몫은 확실하게 잘 해줬죠.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전화 끊고 나면 니가 했던 말투가 계속 떠올라서 웃게 된다고.
그 친구는 영화 연출하는 친군데, 저보고 시트콤 시나리오 쓰면 대박날 거 같다고 그런 말을 하면서....
내 말투에 대한 느낌을 진짜 솔직하게 천박한 단어로 표현해도 되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날. 새벽 3시가 넘어서....
"니 말투 존나 좋아"
끄응.... 이 아이러니한 상황... 저는 제가 좋아라 하는 사람을 마구 놀리고 구박하는데 그 말투를 좋아한다니....
그 친구가 자신의 그림자를 더 드러낼수록 저는 더 두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가슴이 콩닥콩닥하게 되니까요.
정말 말 그대로 그 친구는 저를 신뢰하고 마음 한 편으로는 의지하고 있기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인데..
저는 그런 친구의 마음을 알면 알수록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니까요.
말투를 사랑하는 것과 사람을 좋아하는 건 진짜 별개인 건가 싶기도 하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말이죠. 이 친구만큼 대화할 때 그 대화에 홀릭되어 빠져들게 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사람에게 상처받기를 두려워하고 방어 기재가 있는 사람이 제게 마음을 여는 건 '내 편'인 친한 친구로서일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