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존’ 봤습니다. 홍주희 씨 스타일을 알듯말듯

  • 뿌연우유병
  •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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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재밌었습니다. 끝이 좀 밍숭맹숭한 감이 있어 그렇지 번역만 아니었으면 아무 거슬림 없이 봤을 겁니다.

전 영어를 못해요. 시험보면 영어점수 50점 받는 중학생과 비교하면 그 중학생이 낫겠다 싶을 정도.

그런데 눈이 자막을 떠나고 귀로 신경이 몰리는 신비한 체험을 했답니다. '이게 진짜 그뜻이야?'

가끔 그런 사람이 있더군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쌀소비 촉진을 위해 홍보글을 쓰라고 하면 보통은 쌀의 영양이나 맛이나 가공식품으로써의 활용 등등에 대해 쓰겠지요.

그런데 쌀로 풀을 만들어 도배를 하거나 참새를 잡을 때 쓰면 좋다고 하는 매우 독특한 관점을 지닌 사람들이 있는데 홍주희 씨가 이런 부류인 것 같습니다.

테이킹 파이어가 '총상을 입었다'라니, 번역할 때 화면은 안보나 봅니다. 사실 화면을 안봐도 그런 번역이 나올 수 있다는 게 놀랍지만 화면만 봐도 총상 입었단 사람이 멀쩡하게 뛰어다니는게 나오는데 말이지요. 부상 당했으면서 부상 정도를 알리거나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아무런 의문이 없었나 봅니다.  

그리고 대체 RPG를 왜 로켓추진유탄이라고 번역을 하나요-_-; 미국사람들은 RPG라고 하면 다들 Rocket-propelled grenade라고 알아 듣는 줄 아나봅니다. 그런 건 그냥 상황에 맞춰 창작으로 넣든지 RPG라고 냅두든지 하라고 '강철미사일' 이후 처음으로 욕을 했답니다.

어쨌거나 이 정도면 단순한 오역이 아니라 번역하는 사람의 철학이 이상한 거에요. 평범하게 번역하면 되는 건 이상하게 의역하고. 대충 넘어가면 되는 건 무슨 중요한 정보라고 뜻풀이를 해놓고.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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