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라는 게 참 사람을 돌게 만들더군요.
질투의 감정 그 자체로도 체력소모가 크지만 '내가 질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순간부터 사람이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랄까, 뭐 그런 상태가 됩니다.
사실 누군가를 질투한 경험은 그다지 생각나지 않습니다.
살면서 누군가를 부러워 한 적도 별로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무던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3월부터 무지막지한 질투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것도 애인에게.
처음 사귈 때부터 '아 이사람 나한테 좀 과분하다'고 생각하긴 했습니다.
제가 본 사람 중에 제일 영리하고, 뭘 해도 능숙하고, 생각도 깊은 사람이었으니까요.
같은과 동기인데 이 친구의 휴학기간과 제 휴학기간이 엇갈렸기 때문에 같이 수업을 들은 적은 많지 않습니다.
이번 학기에 모처럼 수업을 같이 듣게 됐고, 그래서 시간표도 같이 짜서 거의 모든 과목을 함께 합니다. 모든 것의 문제는 거기에서 시작되었지요. 네...
교양은 상관없습니다만 전공 수업을 같이 듣다보니 점점 정신이 어떻게 되어가는 것 같아요.
전공이 문학쪽인데 이 친구의 생각이나 문장 같은 것들을 나는 도저히 따라갈 수도 없을 것 같고
그 애가 쉽게 해내는 일들을 나는 버둥거리며 간신히 쫓아가는게 너무 한심합니다.
교수님들은 거의 당연하게 모든 시간마다 이 친구한테 질문을 해요. 물론 대답은 흠잡을 데 없고, 저는 제가 준비했던 대답과 비교하면서 머리를 쥐어뜯는... 그런 일의 반복이죠.
이젠 아무런 의욕도 없고 짜증과 조바심만 일어날 뿐입니다.
애인이 무심코 하는 말들, 혹은 자랑스레 전해주는 말들- 다른 전공 시간에 교수님이 칭찬해준 말이나 이번에 꼭 소설 써서 보여달라고 하셨다거나- 에 제 얼굴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져요.
한 번 그런식으로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니까 나보다 나은 모든 것들, 인간관계라든가 성품이라든가 부지런함 같은 것까지도 저를 열패감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끝도없이 엉망이군요.
애인도 제가 힘들어 하는 건 눈치채고 있지만
그건 제가 휴학생활 후에 아직 학교에 적응을 잘 못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런 식으로 말했구요.
서로 많이 좋아하고 있지만,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 힘들어요.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이따금씩 정말 미쳐버릴 정도로 미워합니다.
그 이유가 그 애의 잘못 때문도 아니고 내가 무능력하기 때문이란게 사람을 돌게 만드는 것 같네요.
...
어디에라도 말하고 싶었습니다.
주절주절 길게도 썼군요.
써놓고 보니 찌질함만 배설해 놓은 것 같아 죄송하지만 그래도...
에이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