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늦잠을 자서 치과에 안갔습니다.
치,치,치,치,치~치과에 안갔어~~
....
기대하고 계셨던(?) 여러분들 죄송.
하지만 치과의 윤선생님은 나를 기다리지 않아요. 흥.
2. 그래서 아래 글을 보고 대체물로 산부인과 검진 체험기를 올립니다.
산부인과에 안가보신 여성분들이나;; 안가보실 남성분들에게 정보를 드리고자 하는 의도..;
라기보단; 그냥;; 그냥요.
3. 저는 과의 여성주의자 언니들의 철저한 교육에 힙입어; 대학때부터 꾸준히 검진을 다녔습니다. 연 1회 자궁암검사는 필수여~ 라면서 산부인과에 당당하게 가기를 교육받고
또 괜찮은 여의사 병원을 소개받았으므로 일년에 한번씩 가지요.
사실 처음갔을 때는 멋도 모르고 집근처 모르는 산부인과에 가서 쫌 끔찍했습니다.
간호조무사로 보이는 어린 아가씨가;; 수술대를 고무장갑 끼고 락스같은걸로 박박 닦고 있는걸
열린 문사이로 확인했거든요. ㄷㄷㄷ
또 접수대에서 간호사가 큰소리로 ' 우갸옹씨~?성관계 경험 있어요?!!' 접수데스크에서 외치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구요;
뭔놈의 목청이 그렇게 큰지..; 집근처라서 어쩐지 동네에 소문이 돌면 그것도 좀 민폐일 것 같고
( 이모님이 이동네 터주라서;; 혹시나 고지식한 아줌마들이 그집 조카가 산부인과를 들락댄다..라며 괴소문을 내면 곤란;)
학교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산부인과를 언니들에게 소개받아서 갔습니다.
매년 꾸준히 검진받으러 갔는데;; 어느날 갔더니 중년의 여의사 원장님이 안식년 겸 1년 외국을 가셨다고;;
젊은 언니 의사가 알바를 뛰는 듯했는데, 이누님이 또 호걸형이라서 목소리라 우렁차십니다;
아줌마 의사분은 조곤조곤 소곤소곤 상담해주셨는데;; 이누님은 우렁우렁 상담해주셔서;;
예쁘게 꾸며진 진료실 밖 대기실에 앉은 젊은 언니들( 젊은 직장여성과 대학생 손님들이 대부분)이
아.. 저 언니는 저런 사연으로 오게되었구나...;; 를 다 알게 되어서;
밖에서 듣고 있자니 고역이요, 내 몸 사정이 까발려지는 것도 난처하여
결국 거래처를(?) 바꾸기로 하였습니다.
4. 다시 또 학교 근처 아파트 단지 상가에 있는 곳을 발굴(?)했습니다.
일년전에 한번 가고 얼마전에 검진받으러 갔습니다.중년의 아나운서 필이 나시는 여의사님이 홀로 진료를 보는 예쁘장한 병원이더군요.대기실에 걸린 졸업장을 보니 학교 동문이셨습니다.
음;; 학교 동문이라는게 검진과 아무 상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아;
사실은 그날은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친구가 일본 대학병원에서 검진받은 내용으로
한국에서 재검후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따라간거였어요. 녀석이 혼자가기도 싫고 아는 데도 없다고 해서 말이죠.
일단 제가 먼저 들어갔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상냥하신 미인 큰언니 삘;;
40대 중후반쯤 되어보이시는 우리 선생님은 역시나 일년전에 본 저를 기억 못하시고
그저 친절하게 맞아주셨어요.
먼저 잠깐 문진하고, 뒤에 들어올 친구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 아, 저는 그냥 겸사해서 따라온거구요 친구가 블라 블라 서류 들고 올건데 블라 블라
잘 좀 부탁드립니다 (<- 청탁)' 선생님은 화사한 미소로 '옹야 옹야' 끄덕끄덕 하십니다.
약간 귀엽잖아 이 아줌마;;
우선 먼저 들어온 저부터 검진을 해야하므로 진료실 옆칸에가서
가운으로 갈아 입고 검진의자에 앉습니다.
가운데 손가락 굵기의 긴 초음파기 막대를 안으로 넣어 초음파 검사를 하고 조직을 떼어내는 간단한 검사입니다.
제 발치 쪽에 스탠드 모니터가 있어서 자궁이나 난소등의 초음파 결과를 같이 볼 수 있습니다.
남자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가히 유쾌하지 않습니다; 이 검사라는게.
아래가 다 노출된 상태에서;; 괴상한 모양의 검진 의자에 앉아서 의사를 기다리고;
뭐 암튼 쫌 뻘쭘하면서 괴이한 감정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자들은 이 검사실에서 긴장하게 됩니다.
선생님은 들어오셔서 초음파 막대를 들고 제 오른쪽 허리 정도에 서셨습니다.
저를 보고 빙긋 웃으시며 긴장을 풀어주려는 1차시도를 합니다
' 직장인?'
' 대학원다니는데요;'
'어머? 무슨 대?' '(근처)냥냥대요' ' 어머어머 무슨과?'' 야옹과요'
' 어머~그르쿠나~나도 냥냥대 나왔어 ~!반가워~'
언제부터인가 반말을 쓰고 있어..; 이 아줌마;;
학교 후배라고 생각해서인지( 과는 전혀 다른데;;) 급 친근모드로 마구 대화를 시도합니다.
'남자친구는 있어?'
'꺄아 남자친구 몇살?'
' 결혼은?'
' 어머 왜 결혼을 아직 안해 ?'
' 그렇구나.. 어머머.. 효자 아들하고는 살아도 효자남편이랑은 못산다는데'
'어머머 어쩐다니 어쩐다니...헤어져버려!'
그렇게 단 몇분만에 ;; 단지 저는 질문에 단답형으로 대답했을 뿐인데;;
어느새 여성중앙을 무릎에 펼쳐놓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다가 만난 아줌마들 사이에 형성되는 분위기가 검사실에 가득;;
선생님은 한손에는 초음파 막대를 들고 아예 제 상체쪽으로 몸을 확돌려서 연신 제 얼굴을 보며 친근하게 질문,
저는 검진의자에 누워 얼결에 버버대며 대답,
선생님의 '그렇구나~~!' 시리즈를 연발하는 급 공감 리액션;;
이런게 다섯 세트정도 반복되다가;;
참다 못한 제가
' 저..저기 선생님 이제 거..검진을...;;' 이라고 말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한동안 하체를 시워어어언 하게 개방한채
그 괴상한 의자에 고러고 누워서 선생님과 대화아닌 대화를 하고 있었고;;
선생님은 손에 든게 초음파 막대인지;;금요일 오전에 옆집 돌이엄마 불러서 김치전 구워먹을 때 쓰는 젓가락인지도 그저 모른채;;;
그저 제게 네덜란드 둑 터지듯 수다를 뿜고 계셨던 것입니다;;
' 어머, 어머머 그래그래~ 검진~해야지~♪'
어쩐지 급 즐거운 모드가 되어버린;; 선생님
그렇게 어떻게 검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막대를 넣을 때 '조오금 ~불편하십니다' 라면서 쏘옥 넣으시는데;;
음.. 많이 불편한데요;; 일단 들어가면 별로 불편하진 않습니다만;;처음에 좀 차갑고 싫은 느낌
선생님은 그 안에서 막대를 살짝 살짝 움직이시며 초음파로 내부를 보여주십니다.
' 난소, 자궁 다 문제없고 깨끗해요. 자 여기 움직이는 거 보이죠 ?이건 장이에요 장운동도 아주 활발하군요!오호!!'
아...네;; 장운동이 활발하다고 하며 좋아하시는데;;
제가 뭐 할말이 있어야 말이죠.
그렇게 검진하다가 말시키면 또 대답하고, 그럼 또 수다 삼매경;;
아.. 이 선생님..그동안 홀로 진료실에서 ...외로웠던걸까..
어찌어찌 자궁 조직도 떼고 해서 장시간의 (이게;; 장시간이 될 검사가 아닌데;;)검사를 마치고 다시 문진실로 왔습니다.
검사결과를 전화로 알려준다는 등 안내를 받으면서 다시 한번 뒤의 친구를 부탁하고 나왔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봐도..
역시..어쩐지.. 선생님 즐거워 보였어...;;;음...
나를 그모양으로 눕혀놓고;; 검진하는 걸 까먹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