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듀나의 영화낙서판
FAQ
영화글
영화 리뷰
영화낙서
기타등등
게시판
메인게시판
영화 뉴스
회원리뷰
창작
스포일러
등업
이벤트
아카이브
게시판 2012
게시판 2004
html
로그인
천안함 침몰사건을 보며, 이런저런 여러 가지.
01410
04-05
1,280 회
0 건
1.
요즘 천안함 침몰사건을 보면서 이 만화가 떠오르더군요.
'내 이름은 해사'.
(원제: 마스터 오브 씨, 일본 빅 코믹 스피리츠 연재작. 1~15권 완결, 국내 발매.)
해상보안청을 그만두고 가업인 샐비지(인양업자)를 물려받은 열혈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해난사고의 심각성과 그 구조 및 선체의 인양작업이 위험한 이유를 매우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2.
물론 만화적인 재미를 위해 그 해난사고란 것이 꽤 극단적으로 그려진 감도 없진 않습니다만...
예컨대, 본편에서 LPG 압축 수송선이 표류하다 하네다공항에 들이박는다는 시나리오는 상정은
충분히 상정 가능하긴 하지만, 그 일처리가 사실 좀 극단적이죠. 합리적 상황판단과
위기관리 차원에서는 저런 <열혈 근성>으로 일관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드라마를 완성시키는
인양시나리오는 지양되어야 할 겁니다.
3.
그래서, 특히 고 한 준위의 작업 중 잠수병으로 인한 순국 뉴스를 들으면서 저 작품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더군요.
준위라는 계급 자체가 특무를 띠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테고, 오래도록 사명감을 띠고 일해 온 베테랑 잠수사는
그 특유의 직업정신, 게다가 자신이 평생을 바쳐 온 <국가>에 헌신한다는 마음가짐이 강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여서 여론은 왜 빨리 구조하지 않느냐고 질타를 보냈고, 윗선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해서
필시 현장을 들볶았겠죠.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지만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모르잖습니까.> 쩝.
결국 톱니바퀴처럼 조건이 맞물려 또 다른 희생이 있게 되고 말았습니다.
요즘 들어 안 그런 적은 없었지만 뉴스 보며 어찌나 착잡하던지.
(이 <해사>에서도 공무원들의 보신주의와 조직 사이의 삐걱대는 모습은 잘 그려지고 있더군요.
사람 사는 데는 다 마찬가지란 건지도 모르지만요.)
4.
항구도시에서 나고 자란 저 스스로도 때때로 잊고 있긴 합니다만 바다는 참 무섭습니다.
마치 구밀복검 하고 있는 강호의 고수처럼... 온순하게 해변에서 찰랑대는 파도는
때만 맞으면 어느 순간 빌딩 하나 정도는 우습게 삼킬 정도로 커지죠.
제주도 밑의 암초 <이어도>는 상단부가 해수면 6M 아래에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해수면 위로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섬처럼 보일 정도라고 하면, 최소한 파고가
20미터 이상이란 얘기. 그 높이를 서울 시내 한복판에 갖다놓아 환산하면 종로에 즐비한 상가 건물이
몽땅 잠길 정도.... 그런 물벽이 저 바다에서는 왔다갔다한다는 얘기겠죠.
조류 또한 무섭습니다. 앗 하고 떠내려가면 불과 반시간 나절에 몇 마일 밖으로 떨어져나가 버립니다.
유리병에 편지를 넣어 띄워보낸다는 건 일견 낭만적으로 들리지만 사실 그 자연의 힘은 엄청난 게
틀림없죠. 이쪽 해안에서 던진 걸 불과 몇 주 사이에 다른 대륙의 해안에서 발견한다는 것이니까.
제 대학시절 은사는 이 조류를 타고 뗏목으로 발해 항로의 탐사에 나서서 서남 항로를 증명했었습니다.
불행히도 그 교수님의 후배인 다른 연구자분은 한층 거친 동해바다로 나섰다가 불귀의 객이 되셨죠.
그 시신과 뗏목의 파편이, 예정되어 있던 일본 열도의 해안에 떠밀려와서 발해 항로는 그렇게
연구자의 희생으로 실증이 되고 말았습니다. 비통하죠.
4-1.
천안함 사고 얘기로 돌아와서... 제 개인적으로는 비록 바다 위나 배 안은 아니지만, 비슷한 해난 현장에서
몇 주간 먹고자며 사후작업에 참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바로 태풍 매미 때 해일 직격당한 현장이었죠.
소형 어선부터 시작해서 심지어 5천톤급짜리 철선박까지 몽땅 육지에 덜렁 올라와 있는 걸 보고
그 괴이한 광경에 어찌나 기가 막히던지... (이런 상황에선 정말로 웃게 되더군요. 바람빠진 듯하게.)
나흘 동안 건물들의 지하주차장에 고인 해수를 양수기로 퍼내다가 소방차 두대가 추가로 붙어서
반나절을 더 퍼내고서야 겨우 후처리에 착수했습니다. 차를 건져 말리고, 쓰레기를 끄집어 내고.
제일 참기 힘든 건 줄줄이 딸려 올라오던 익사체. 다들 작업할 때는 막걸리 한 잔씩 거나하게 걸치고
들어갔죠. 현장에 있던 SBS 기자가 봤으면 (그의 차림새는 방송에 나오는 윗도리 부분은 정장,
아랫도리는 반바지에 슬리퍼였습니다.) 음주근무라고 뭐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게 한 사발 들이키고 들어가지 않으면 제정신으로 작업을 오래 못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엉망진창으로 뒤틀려 버린 지하실의 철문 문짝들이었는데....
물의 힘이란 참 무섭더군요. 아파트 문짝같이 생긴 그것들이 몽땅 종잇장처럼 우그러져있었으니.
5.
최근의 안타까운 천안함 사고 뉴스는 오래 전에 잊고 있었던 이런 기억들을 하나하나 꺼내서 늘어놓게 만들더군요.
지금 살고 있는 평온한 일상 아래에는 얼마나 무서운 괴물들이 잠자고 있는 것인지도, 그리고 거기에 대해
늘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도.
사실 군대에서 대민지원 나가 보신 분들이나 모종의 <상황>이 걸려서 투입되었던 분들도 많이 계실 테고
그런 분들도 오프라인에서 한 잔 나누면서 앉아 있으면 수많은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래저래 두서없지만, 그런 잡다한 생각들이 요즘 떠오릅니다. 테레비만 보면. 인터넷만 틀면.
목록
게시판2004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38819
[시국좌담회] 지지난달에 있었던 제7회기 관련...
nishi
686
0
04-05
nishi
686
04-05
138818
오늘 즐거운 일 두가지
루비
1,220
0
04-05
루비
1,220
04-05
138817
태연 노래 영상을 곁들인 잡담 (자동재생)
art
1,420
0
04-05
art
1,420
04-05
138816
천안함 관련 vip의 지시
catgotmy
2,058
0
04-05
catgotmy
2,058
04-05
138815
뮤지컬 빌리엘리어트 4.27일 예매 시작.
stardust
966
0
04-05
stardust
966
04-05
138814
홍대 맛집 뭐가 있을까요?
나이브모
2,476
0
04-05
나이브모
2,476
04-05
138813
오늘 동이(듀나님이 없으니 ^^)
감동
1,358
0
04-05
감동
1,358
04-05
138812
오늘 있었던 일.. (청승판)
Apfel
800
0
04-05
Apfel
800
04-05
138811
울트라 씬 추천 좀 부탁드립니다.
슈퍼픽스
945
0
04-05
슈퍼픽스
945
04-05
138810
대한민국 안보에 관한 토의, 토론 주제가 뭐가 있을까요?
러프
513
0
04-05
러프
513
04-05
열람
천안함 침몰사건을 보며, 이런저런 여러 가지.
01410
1,281
0
04-05
01410
1,281
04-05
138808
이런건 게시판에 안쓰면
사람
3,708
0
04-05
사람
3,708
04-05
138807
[기사] "천안함 격실에 환풍기가 달려 있었다고?" 가족들 울분
물파스
3,582
0
04-05
물파스
3,582
04-05
138806
레지던트이블4:애프터라이프 트레일러
메피스토
906
0
04-05
메피스토
906
04-05
138805
도를 믿습니까..??
익명
1,428
0
04-05
익명
1,428
04-05
321
322
323
324
325
검색
검색어 입력
제목
내용
제목+내용
아이디
아이디(코)
글쓴이
글쓴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