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는 잡탕찌개더군요. 미국식 포스트아포칼립스 배경에 존 윈덤과 레이 브래드베리를 반반 섞고 거기에 몇몇 일본 영화와 서부극 믹스. 액션 장면이 재미있어요.
전 책의 정체에 조금 실망. 사실 처음부터 정체를 밝히고 나오니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믿을만한 설정은 아니죠. 그 책을 없애는 건 바퀴벌레를 멸종시키는 것보다 힘들 걸요. 얼마나 많은데. 그래도 종교색을 제거한 결말은 괜찮았지요. 여기서 일라이의 책은 a book이죠. the book이 아니라.
친정엄마는 좀 무서워요. 원래는 방송작가의 에세이였다면서요. 그게 연극이 되고 소설이 되고 그게 다시 연극이 되고 영화로 옮겨지면서 시한부 멜로가 된 거예요. 이건 자기 인생을 착취하는 것도 아니고. 괴상하고 무서워요. 배우들의 연기는 좋은데, 이야기가 너무 작정한 기성품 신파여서 전혀 제 취향이 아니었지요. 그리고 거의 동물적 본능만 남은 시골 엄마의 묘사는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소재가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