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고위 관계자는 8일 "백령도 해안초소의 열상감시장비(TOD)를 운용하는 해병대 초병이 '쾅 소리
를 듣고 (티오디를 찍기 전에) 소리나는 쪽을 봤더니 배가 두 동강 나서 공중으로 올라가 역브이자
형태가 돼 있더라. 그 뒤 곧 평평해졌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라고 합니다.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천안함 사고가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게 확실해 집니다.
그간 주목되었던 피로파괴설의 경우 주된 근거였던 '매끈한 절단면'과 '사고 발생시간의 오차'
문제가 어느 정도 해명이 되면서 설득력을 잃은 상태였는데, 이 증언으로 인해 더 이상은
성립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백령도에서 측정된 지진파까지 염두에 두면 폭발에 의한 파괴가
가장 합리적인 해석입니다. 이 지진파가 폭발과 관련된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진파 발생이 천안함 침몰과 시간적으로 거의 일치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양자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게 순리적이라고 봅니다.
물론 의문은 남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증언이 왜 지금에서야 나왔느냐 하는 점입니다. 초병의
증언만 있을 뿐 영상과 같은 객관적 증거가 없기 때문에 군 당국의 조작을 의심해 볼 수도 있겠
습니다. 하지만 직업군인이 아닌 의무복무 중인 초병의 증언을 조작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대하면 군과 아무런 상관이 없을 사람에게 허위 증언을 시키는 건 위험성이 너무
높죠. 다만 정황상 이 증언은 지금 처음 나온 게 아니라 군 당국에서 사건 초기부터 확보하고
있었고, 지금껏 정보를 통제하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천안함이 폭발에 의해 파괴되었다면, 이제 가능성은 네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1. 북한군의 어뢰 공격
2. 과거 해군이 설치했다 유실된 기뢰의 폭발
3. 미군이나 중국군 잠수함의 오발
4. 내부 폭발
이중 3과 4의 경우는 그야말로 생각하기 어렵고, 그나마 1과 2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여겨지는데, 이명박 정부가 가장 바라는 결과는 2겠죠. 1의 경우 대응을 하는 데 있어 외교적
부담이 너무 크므로, 설사 1이 사실일 경우라도 2로 뭉개려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차피 MB 정부는 '실용정부'니까요.
2로 결론이 나더라도 '북한의 어뢰 공격이었을 가능성은 물론 있다. 다만 증거가 없다' 정도
로만 언론 플레이를 해 주면, 주 지지층인 북한혐오자들은 '북한이 한 짓이 틀림없다'는 판단을
내릴 것이고, 이 정도 뒷맛만 유지해도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겠죠. 외교적 부담을 피하면서도
북풍의 효과는 누릴 수 있는 최선의 결과입니다. 혹 2로 결론을 안 내리고 '원인 미상의 폭발'로
정리하더라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