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검문 관련 글이 올라왔는데, 거기서 이어지는 궁금증이 있어서요.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져있는 불심검문 대응법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1) 경찰이 신분을 밝히지 않으면 경찰의 신분증 먼저 까라고 해서 적어둔다. 나중에 손해배상 청구해야 하기 때문
2) 경찰이 신분을 밝히고 뭣 때문에 검문하는 것인지 알려주고 신분증을 까라고 하면, 싫다고 한다. 협조해야할 의무가 없으니까.
3) 이 경우 경찰은 경찰서로 가자고 요청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임의동행 형식이므로 싫다고 한다. 이 때 경찰이 긴급체포를 할 수도 있는데, 증거나 혐의가 없으므로 그러긴 힘들다.
오늘 들어보니 시절이 좀 예전이긴 하지만, 한 분의 경험담은 처절하더군요. 검문을 거부하자 경찰서로 가자고 했고, 그건 순순히 갔답니다. 가서 가방을 뒤져보니 야유회 가느라 들어있던 과도가 있었는데, 이걸로 불법무기소지 및 공무집행방해로 넣겠다고 늦게까지 잡아놓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결국은 그냥 방면.
일단 경찰이 영장을 들이댄 것도 아니므로 안가겠다고 버틴다고 해서 공무집행방해가 될 것 같진 않은데요, 정말 1)~3)까지의 과정을 거쳐 검문을 거부하면 경찰은 어떤 카드를 쓰나요? 그냥 "싫으시면 할 수 없죠. 안녕히가세요." 하나요? 아니면 나중에 소송 당할 때 당하더라도 일단 경찰서로 끌고가나요?
아, 뉴스에는 검문 거부했다고 경찰이 두들겨 팼다고 나온 적도 있습니다만, 그건 누가 봐도 잘못한거니까, 경찰이 실제 합법적인 공무집행의 범위 안에서 쓰는 카드가 뭐가 있는지가 궁금해요.
p.s. 검문 관련 정보를 찾다보니, 현직 경찰관이 기고한 글이 보이더군요. 작년에 검문 거부하면 벌금 매긴다는 말이 나오자 여기저기서 반발하면서 그런 나라가 어디있냐고 했는데, 그 경찰의 기고문에 따르면 유럽의 여러 국가들에서 검문을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때린다고 되어있더군요. 그 글의 결론은 검문을 통해 올릴 수 있는 범죄예방효과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니, 잘 협조해주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뭐 이런 거였습니다. 일견 말은 되지만, 일단 시민의식을 발휘하고 싶도록 대해주시는 게 먼저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기고하신 분은 '나쁜 경찰'은 아니셨을 거라고 믿습니다.